중증질환자 부담금 줄어...노인성 질병도 고려를

건강보험이 전국적으로 실시된 지 십 수년이 지났고, 이제 건강보험증은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그로 인해 나는 건강보험이 실시된 초기에는 다달이 납부하는 보험료가 부담되기도 하였지만 우리 가족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건강보험제도에 늘 고마워하며 살고 있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MRI도 건강보험 적용이 되어 혜택을 본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TV나 신문을 통해 암이나 여러 가지 희귀병으로 인해 가산을 탕진한 나머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 사람들도 건강보험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소아암 병동에서 힘겹게 투병하는 아이들을 옆에 두고도 어쩌지 못하는, 치료비가 없어서 눈물을 흘리는 한 부모의 심정을 지켜보면서는 나도 눈물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우연히 건강보험 소식지를 보다가 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료 흑자분으로 암과 중증질환자의 환자 부담금을 줄여준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자 사뭇 반가웠다. 우리 집의 경우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개별적으로 암보험 등을 따로 들어야 하고, 사실 빠듯한 생활비에서 남편과 아이들을 위한 암보험 등의 보험료를 내고 나면 나 자신의 암보험을 따로 드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일반 보험회사에 암 보험을 들어 놓고도 정작 보험금을 탈 즈음에는 조건이 까다로워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이웃들을 보아왔던 터라 그 반가운 소식은 마음이 든든해지기까지 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홍보하는 내용을 살펴보았더니 올 9월부터 실시해 3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치료비 부담률을 줄여나간다고 한다. 3대 중증질환자의 치료비 부담률이 2005년 8월까지는 53%였으나 9월부터는 35.6%, 2006년 1월에는 30%, 2007년 1월에는 20%로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는 것이다.

아직 그 내용을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이렇게만 범위가 확대된다면 건강보험료를 내면서도 따로 암보험을 들어야하는 낭비는 없을 것 같다. 또 우리 가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물론이거니와 건강보험료를 약간 올린다 해도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향상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시어머니께서는 수년 동안 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셨다. 그로 인해 온 가족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이 너무 컸고, 시아버님께서도 연로하셔서 노인 질환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 가지 더 바라기는, 노인성 질병(치매, 중풍 등)에 대해서도 암치료비처럼 진료비를 줄여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이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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