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 4호기

철판 부식·콘크리트 구멍·망치 형태 금속까지
사고 땐 부안 5개면이 영향권···주민들 불안

부안에서 가장 가까운 원전인 한빛4호기에서 철판 부식과 콘크리트 벽에 구멍이 발견된데 이어, 증기발생기 내부에 망치의 형태 금속물질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는 한빛 4호기 격납건물 철판의 상부 원형 돔과 하부의 경계인 높이 68m 지점에서 부식 현상이 발견됐다고 지난달 15일 밝혔다. 13곳의 철판 두께가 설계기준 6㎜, 관리기준 5.4㎜에 미치지 못하는 3.8∼5㎜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최근 2.5cm 간격으로 정밀조사를 한 결과 기준치에 미달하는 부식 부위가 12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격납건물 철판은 1.2m 두께의 콘크리트 외벽과 함께 방사능 외부 누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어 지난 달 26일에는 이 철판을 감싸고 있던 콘크리트에서 샘플 58개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57개에서 구멍(공극)이 발견됐다. 공극의 크기는 각각 1∼12㎝가량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다. 지난 1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빛 4호기의 증기발생기 안에서 길이 110㎜, 폭 40㎜인 망치 형태의 금속물질과 길이 10.5㎜, 폭 7㎜의 계란형 금속조각이 발견됐다.
망치형 금속물질은 증기발생기를 제작할 때, 계란형 금속물질은 예방정비 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기술로 이들 쇳덩어리를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열에너지를 이용해 초고압으로 증기를 발생시켜 발전 터빈을 돌리는 역할을 한다. 두께 약 1mm의 가는 관(세관) 8400개가 다발을 이루고 있다. 증기발생기 세관은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냉각재가 순환하고 있어 증기발생기에 구멍이 나면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연결된 안전밸브를 통해 새어나올 수 있다.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녹아내리면 방사성물질이 격납건물 안에 머물러 있겠지만, 증기발생기를 통해 새어나온 방사성물질은 곧바로 외부로 누출돼 심각성을 더한다.
한빛원전에 사고가 발생하면 비상계획구역(원전 반경 30㎞ 이내)에 포함된 변산·줄포·보안·위도·진서 등 5개면은 물론 부안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처럼 한빛원전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자 영광 군민과 환경단체로 결성된 '한빛원전 범군민대책위원회'을 비롯해 전남북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폐쇄’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각 지역과 청와대 앞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점검을 위한 전체 발전소 가동 중단 등을 요구했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22일 성명을 내고 “한수원은 증기발생기를 조기교체한 후 재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커다란 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실시공과 부실점검이 계속되어 온 상황에서 교체와 재가동은 답이 될 수 없다”면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한빛4호기를 폐쇄하고 전국 모든 원전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북도에 대해 “고창, 부안 등 전북지역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었으나 법적미비로 인해 관련사업비 확보의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북도가) 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원전대응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우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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