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실증단지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시범단지까지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며 반대대책위원회를 이끌어가는 위원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위원장의 역량과 행동에 따라서 이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8일 격포어민회관에서 열린 반대대책위원회 어민 간담회에서 기자는 조금 황당한 경험을 했다. 간담회가 끝나고 이날 발표한 설명회 자료를 대책위에 요청했는데 위원장으로부터 거부당한 것이다. 이유는 더 황당했다. “부안독립신문 기자이기 때문”이란다. 잘못 들었나싶어 다시 한 번 거절 사유를 묻자 위원장은 자료가 2부 밖에 없다는 핑계를 댔다.
더구나 함께 간담회 패널로 참석한 2명의 반대대책위원까지 나서서 기자에게 자료를 제공하도록 권유 했지만 위원장은 끝까지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한 배를 탄 위원들의 의견까지 무시한 그의 독단적인 행동은 한 조직을 이끌어가기에는 우려스러워 보였다.
이날 위원장의 행동은 마치 ‘나만이 이런 자료를 구할 수 있다. 나는 아쉬운 게 없는 사람이다. 당신네 신문사가 아니더라도 언론사는 얼마든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동안 본지는 해상풍력에 대해 중립적이면서도 반대 측의 중요한 행사와 주장 등은 빠짐없이 보도해왔다. 관내 지역지 중에서는 유일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간담회를 직접 취재한 유일한 언론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독립신문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주장은 앞으로 반대대책위 주장을 보도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없다. 정말 그래도 괜찮은지,  어민들 다수의 생각도 그러한 지 묻고 싶다.
독단은 한 조직을 파괴하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원장의 이런 태도는 반대대책위의 동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조직이 갈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위원장 개인적으로는 언론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고 그와 관련해 얼마든지 자신의 의사를 표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는 반대측 어민들의 공식적인 행사이고 공적인 자리다. 아무리 설명회 자료를 위원장 중심으로 준비하고 수집했다 하더라도 그런 행동은 공인으로서 부적절하다. 그 자료 역시 개인의 것이 아닌 반대대책위원회 공동의 것으로 인식을 해야 함이 마땅하다.
설사 본지에 문제가 있다손 치더라도 위원장은 위원들과 회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거나, 자료 공개 등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위원들의 동의를 얻은 후 행동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 조직을 대표하는 ‘수장’은 강한 리더십과 함께 그 조직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하고 책임감을 보여야만 한다. 또 권한을 남용하면 안 된다. 권한남용은 ‘갈등’과 ‘불신의 씨앗’으로 조직이 산산조각 나는 원인이 된다.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최순실 사태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수백명의 어민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안해역이 사라지느냐 마느냐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데, 위원장의 이런 독단적인 판단이 자칫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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