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발끝까지 반핵 의지 표출

반핵운동이 본격화된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1년 넘게 부안은 ‘노랑’을 입고 있다. 모자, 머리띠, T 셔츠, 조끼, 점퍼, 바지 등 말 그대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주민들은 ‘반핵’을 입고 있는 셈이다.
이 반핵 복장은 대부분 사진작가 허철희씨가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는 기본 색상인 노랑에 대해 “우선 눈에 잘 띄고 어떤 색깔과도 잘 어울리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위에 핵폐기장과 방사능에 대한 반대를 상징하는 마크와 문구가 새겨지면서 반핵패션이 만들어진 것이다.
반핵 복장 착용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제작과 구입도 부안군 반핵 대책위(대책위)가 담당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격포와 보안 등지에서는 면 대책위가 독자적으로 추진했다. 거기에 자율방범대 등에서는 또 다른 단체복을 만들기도 했다. 그에 따라 디자인과 문구는 좀 더 다양해졌다.
작년 복장 주문과 판매를 담당한 김종성씨에 따르면 “작년 8월에서 9월까지 T-셔츠만 1만벌 가량 나갔다”고 한다. 부안군 전체에 대한 추산은 쉽지 않지만 계화면의 경우 면민 7천명 가운데 대략 3천명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주민들이 복장 구입과 착용에 동참했음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 계화면 대책위 김규태 사무국장은 “2·14 주민투표 이후 바뀌기는 했지만 안 입으면 '간첩'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반핵 복장 구입은 최근까지 이어져 지난 4일 ‘상경투쟁’ 당시에도 T셔츠 300벌과 조끼 200벌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핵폐기장 반대투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반핵 복장은 집회 참가용만이 아니라 생활 옷이 되기도 했다. 평소에도 반핵 T-셔츠를 즐겨 입는 이성숙씨는 “승리할 때까지는 꼭 입고 다니려고 한다”며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서복원 기자 bwsuh@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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