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최인(전주시)


지난 여름(벌써) 우리 가족의 여름여행지는 태백산이었다. 몇년 동안 벼르고 벼른 태백산이지만 태백산은 아무에게나 아무렇게나 그 신령한 봉우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우습게 본 정상도전의 코스는 험난한 역경의 연속이었다. 중도포기를 꿈꿨지만 아내의 싸늘한 눈총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으며,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해 거의 죽기 직전에서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산을 우습게보았고, 오르면 오르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했다.

그러나 그러한 고통을 감내하고 도달한 태백산 정상 천제단은 언제 힘들었느냐는 듯이 우리를 반겼다. 천제단 앞에서 돌멩이 위에 카메라를 놓고 정상정복 기념사진 촬영 한컷! 몸이 둔해서 제때 도착하지 못한 아빠는 셔터가 눌러질 때야 겨우 도착했다.

산은 오른 후에야 왜 오르는지 그걸 깨닫게 하는 것 같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