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도발과 돈만 밝히는 이기주의 은유적 비판

부안 출신 송과니(본명 송의철) 시인이 시집 ‘내 지갑 속으로 이사 온 모티브’를 들고 독자 곁으로 찾아왔다. 이번 시집은 지난 2015년 ‘도무지’, 2016년 ‘밥섬’에 이어 세 번째다.

1부에서 4부까지 구성되어 있는 이 시집은 106페이지 분량으로 표제시를 비롯해 블랙리스트, 막흘리기, 블랙커피 등 55편의 시가 담겨있다.

55라는 숫자에는 나름에 이유가 있다. 시인 자신이 55세 나이에 비로소 시인으로서 눈을 떴다는 생각에서다. 앞으로도 계속 시집 1권에 55편의 시를 담을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밥섬’은 사람들의 이상향을 표출했다면 이번 시집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부안의 이야기, 세상의 이야기를 시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특히 표제시인 ‘내 지갑 속으로 이사 온 모티브’에 담긴 ‘개밥바리기라는 별은 익어 빛나는 지라 질리지 않는 먹이 지구를 먹기 위해 개 같은 날들로 이빨 닦는가요, 모티브!’, ‘치열하게 빛 다투는 별들 보며 개밥 만찬 즐겨 볼까요. 모티브! 모티브!’는 정치인들의 도발,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이기주의적이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이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시집의 마지막 부분에는 ‘마음 우주의 길트기’라는 신진숙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담겨있다.

신 문학평론가는 “송과니 시인은 마음우주 한가운군데서 시를 쓴다. 길을 찾는다”며 “식물이 대지의 마음속에서 길을 내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키워내듯,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로 향한다. 시인은 이 오래된 무한한 마음의 흐름을 읽는 자이다”라고 평했다.

한편, 송과니 시인은 백제예술대학교 극작과 졸업하고 2002년 ‘현대시 신인 추천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으나, 2015년에 이 상을 반납하고 같은 해 ‘도무지’로 재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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