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여자고등학교에서는 해마다 합창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 7월 21일 부안여자고등학교 대강당에서 부안여고 음악과와 학생회 주관으로 개최됐다. 학업 부담이 많은 고등학교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지만, 문화․예술관련 교육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이 잠재적인 재능을 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하모니를 느끼며 음악분야에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할 수 있어 매년 열리고 있다.
합창제에서 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과정 자체도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내가 속해 있는 1학년 7반의 연습 과정에 대해 취재했다. 1학년으로서 처음 참여하는 합창제라 어색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부안여자중학교에서 해 본 합창제 경험을 살리고 합창부 경력이 있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다.
하지만 악곡을 정하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친구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만드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로 대화하고 의견을 조율해 가면서 지정곡인 한국 민요로는 박정규의 <날 좀 보소>, 자유곡으로는 <응답하라 1988 메들리>로 정하게 됐으며, 담임 선생님과 함께 악보를 구입하고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악보를 복사했다. 그러나 연습 도중 <응답하라 1988 메들리>를 박지훈 작곡의 <Glolia>로 바꾸게 되어 부랴부랴 악보를 다시 구하고 또 친구들에 줄 악보를 새로 마련해야 했다.
처음부터 새로운 곡을 연습해야 했기에 합창제 전까지 연습을 다 할 수 있을지 서로서로 걱정이 많았다. 예상보다 짧은 연습 기간은 우리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으며, 효도 체험학습으로 해외에 나간 친구, 각종 캠프 참여로 합창제 당일에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친구들이 있어 다른 반 보다 소리도 작게 느껴졌다. 심지어 합창제 전날 있었던 리허설도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서로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지휘자와 반장 및 각 파트장을 중심으로 심기일전하여 연습에 집중했다. 반딧불 효과를 내는 퍼포먼스를 위해 부안여중에 직접 가서 LED 촛불을 빌려왔으며 방과 후에도 남아서 연습을 계속하기도 했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는 LED 촛불을 이용한 반딧불 효과를 잘 표현하기 위해 무대 조명을 좀 더 어둡게 조정했다. 다행히 우리 반은 우리가 선택한 두 악곡을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연주하고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협동과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으며 한걸음씩 더 나아가는 우리 반을 보고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우리 반의 단합과 결속력을 높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고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이 하나 더 늘어난 기분이었다. 비록 장려상에 그치긴 하였지만 친구들에게 ‘합창제 연습하느라 수고했고 남은 한 학기동안 더욱 재밌고 보람찬 시간을 보내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합창제가 끝나고 난 후, 각 반 별로 뒤풀이가 이루어졌다. 우리 반의 뒤풀이는 학교에서 제공한 햄버거, 피자 등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합창제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잘 마무리되었다. 교실 뒤에 신문지를 넓게 펼치고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이 모여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한 학기를 돌아보았던 모습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합창제는 학교 뿐 만 아니라 학급 및 친구 관계, 그리고 우리 자신의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이번 합창제를 잘 끝마친 것에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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