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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사람- “유기동물을 위한 보호시설 세우고 싶어요”
김양숙씨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 집을 지키기 위해 키우던 개나, 쥐를 잡기 위해 필요했던 고양이 등이 요즘에 와서는 이름도 ‘반려동물’로 불리며 사람과 함께 ‘동거동락’하는 동반자적 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이제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의 개념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도 앞 다퉈 생겨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대표자격인 개나 고양이는 변치 않는 친구이자 또 다른 가족의 일원으로서 대접을 받으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 생활을 하는 동물도 있다. 버려진 유기견이나 길고양이가 그 대표적이다. 어느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한 순간에 버려져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버린 동물들.
우리지역에 이런 유기동물, 특히 길 고양이를 위해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1년 365일 매일 한결같이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의 ‘캣맘’이 있다. 캣맘은 길고양이나 들고양이, 유기묘 등 주인이 없는 고양이의 사료를 정기적으로 챙겨 주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부안읍에서 부동산일에 종사하는 김양숙(56)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양숙씨의 고향은 경기도 파주다. 부안에서 살게 된 것은 지금으로 부터 3년여쯤이다. 그녀가 캣맘이 된 사연과 유기동물들과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전에서 부동산 일을 하면서 부안을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하면서 부안을 알게 되었고 이곳 바다와 음식 맛에 빠졌어요. 그러면서 나중에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김씨는 2014년 7월경 부안에 오게 된다.
첫 정착지는 변산이었다. 이곳에서 몇 해 전 구입해 놓은 펜션을 운영해 살아가면서 버려진 개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그 때가 유기동물과의 첫 인연이다.
“누군가 버리고 갔는지 바닷가에 개가 한 마리 서성이고 있었어요. 그래서 파출소에 데리고 갔는데 이곳에서는 개 주인 찾기도 어렵고 분양할 사람도 없다고 해서 주인이 나타날 때 까지만 키우자라는 생각에 집으로 데려왔어요.”
김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유기견을 데려와 키우기는 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유기동물을 고정적으로 돌봐야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던 중 2015년 12월경 펜션을 정리하고 부안읍으로 이사를 오면서 캣맘으로의 삶이 시작되는 일대의 사건이 일어난다.
“제가 대전에 살았을 때부터 함께 생활한 페르시안 고양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집을 나간 거에요. 그래서 고양이를 찾기 위해 벽보를 붙이며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는데 지금 함께 캣맘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으로부터 제가 잃어버렸던 것과 닮은 고양이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고양이가 주로 나타난다는 부안군청 주변에서 3~4일가량 기다려 마침내 고양이를 찾아서 집으로 데려 왔어요. 그런데 이 고양이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집을 나가버린 거에요.”
그 때부터 김씨는 캣맘의 삶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김씨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 자신의 고양이를 위해 군청 주변에서 식사를 챙겨주면서 다른 고양이들까지 함께 챙겼다.
“처음엔 제 고양이에게만 밥을 주려고 했는데 주변에 다른 고양이들이 함께 있었어요. 모른 체 할 수도 없고 해서 같이 식사를 챙겨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디선가 한 마리 두 마리씩 나타나 지금은 어느덧 30마리가 됐어요.”
그녀는 캣맘 활동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주변 주민들로부터 오해도 많이 받는 것뿐만 아니라 사료값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았어요. 군청에서 얼마를 받고 이 일을 하느냐 부터 시작해서 당신들 때문에 고양이가 많이 늘어났다는 등 오해를 많이 받았죠. 사실 저희가 밥을 줘서 늘어나는 게 아니고 원래 있던 녀석들입니다. 많이 보이니까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오히려 밥을 주니까 쓰레기를 안 뒤지니까 오히려 환경적으로는 더 좋은 거죠.”
이런 오해 속에도 김씨는 캣맘으로써 역할을 지속했다. 가끔은 사료값 때문에 거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고양이들이 기다릴 생각하면 또 밥을 주러 나가게 된단다.
“매달 사료값으로 50~60만원이 들어가나 봐요. 여기에 갓 태어난 고양이 이유식, 아픈 유기견이나 고양이 치료비 등을 포함하면 비용이 1년에 1000만원은 될 거에요.” 그럼에도 그녀가 여기에서 이 일을 멈추지 못하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유기동물에 대한 안쓰러움과 식사를 챙겨 주지 않으면 또 어디선가 음식물이 들어있는 쓰레기봉투를 뒤져야 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또 병들거나 다쳐도 동물들을 돌봐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이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놓기 싫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녀는 유기동물을 좀 더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유기동물 보호시설을 세우고 싶은 꿈이 있다.
“버려지거나 길을 떠도는 동물들은 교통사고에 노출되고 좋지 않은 환경 때문에 병이 들기도, 다치기도 합니다. 동물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 동물들을 보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동물을 위한 전문적인 동물보호시설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누군가 시설비용을 지원한다면 부지를 제공할 생각도 있습니다. 후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좋아지면 혼자 힘으로라도 유기동물보호시설을 세우려고 합니다.”
김씨는 인터뷰 말미에 주변의 어린 고양이나 유기견 등이 있으면 너무 냉정하게 내쫒지 말고 사랑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또 반려동물을 구입하는 것 보다 유기동물을 무료로 분양받아 키우는 것도 좋은 일이라며 주민들의 참여를 권유했다. 이처럼 김씨는 유기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유기동물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캣맘 김양숙씨.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부안군에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길 기대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서노 기자  lsn16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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