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설/칼럼 시사칼럼
개혁을 위한 협치냐? 정국안정을 위한 짬짜미냐?
  • 이은영 전북민주동우회 회장
  • 승인 2017.06.23 11:22
  • 댓글 0

벌써 30년 세월이 흘렀다. 87년 6월항쟁 말이다. 자욱한 최루탄 가스 속에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를 가득 매웠던 국민들은 결국 직선제를 쟁취했다. 그러나 양김의 분열로 군부세력인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6월 항쟁은 그 빛이 바래고 말았다.
벌써 반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혁명 말이다. 박근혜는 탄핵에 이어 구속됐고,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래서 촛불은 명예혁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대통령이 바뀌자 국민들은 많은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문처럼 우리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이제야 실감한다.
세월호가 3년 만에 물 밖으로 나오고, 망월동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당선 직후 미·중·일·러 4개국에 험상궂은(?)까지는 아니어도 우락부락한 모습을 가진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대한민국의 강한 이미지를 과시했다. 반면에 청와대에는 꽃미남급 참신한 보좌진을 배치했다. 그들이 대통령과 함께 와이셔츠 바람으로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사진 한 장이 뭇 여성들의 춘심을 달구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인 소탈한 모습과 진정성에 국민들은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지지율로 호응했다. 이어진 장관급 인사에서도 문대통령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출중한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암초를 만났다. 야당의 반대에 직면한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일부 장관은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여전히 야3당의 반대에 묶여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가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후보자를 지명하고 이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들과 협상을 이어가는데, 정의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의 반대가 거세다. 그러나 국민들의 여론은 정부와 여당의 후보자 인선에 대체로 만족하고 지지하는 편이다. 이 지점에서 불한당 같은 자한당을 제외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고민이 깊어간다.
야당의 반대논리는 애초에 문대통령 측에서 제공했다. 새로운 정부의 인사에서 5대 배제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이 야당에게 후보자를 반대하는 빌미가 되었다.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대 인사배제원칙은 이명박근혜 시절 청문회의 단골 이슈였다. 당시에 여당이었던 지금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사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마땅하다. 이명박 자신이 4차례나 위장전입을 했던 전력이 있었으며, 과거 수구정권 9년 동안 약 60여 명의 장관급 인사들이 이 5대 배제원칙에 해당되는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자한당과 바른정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많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를 줄인 말이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에서 이름이 바뀐 두 수구정당보다 내부적으로 더 복잡한 상황이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제3당의 지위에 오른 국민의당은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음에 틀림이 없으나 호남의 민심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호남의 민심을 감안해 흔쾌히 찬성을 하자니 당의 존재감이 미미해질 것이며, 그렇다고 반대하자니 수구세력과 차이가 없어 호남의 지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야당의 존재감을 지키려다 존폐의 위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을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 국민의당이 이러한 진퇴양난의 딜레마에서 어떻게 탈출할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국민의당에 몸담고 있는 정치9단 거목들이 잘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의 적격성을 검증하고 확인하는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 과반수가 문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들 모두가 업무능력이 출중하고, 도덕성 측면에서도 일부 흠결이 있지만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여론은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내로남불의 모순을 범하고 있다는 취지가 다수를 차지한다.
여론은 현재 청문회에 나온 공직후보자들에게 호의적인데 선거가 3년 후에나 있기 때문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국민들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촛불이 국회를 향해 다시 모일 수 있다. 대통령을 구속시킨 촛불국민이 국회를 겨냥해 행동에 나선다면 국회는 불행해질지 몰라도 나라는 제대로 설 것이다.
자한당은 오해하자 말라. 협치는 정당 간 짬짜미가 아니다. 국민의 명령은 협치를 통해 의회가 적폐청산에 앞장서서 개혁입법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도 오해하지 말라. 협치는 정국안정을 위해 여야가 야합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폐세력은 청산할 대상이지 협치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이은영 전북민주동우회 회장  ibuan@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은영 전북민주동우회 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