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호 현대가정의학과의원장

요통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양상을 보면 허리만 아픈 경우가 있고 허리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다리까지 아프거나 저린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아파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병원에서 제일 많이 듣는 진단명이 협착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선 진단명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대학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한 후에 최종적인 결론으로 내린 진단명은 정확성이 있지만 중소병원에서 단순 방사선 촬영이나 진찰만을 통해서 내린 진단은 ‘의증’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증’이라는 것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명이지만 검사를 통해 확진이 안된 상태를 말한다. 이렇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 중에 하나가, ‘가는 병원마다 진단명이 다르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병원에서 환자의 증상을 듣고 진찰하고 단순한 검사를 실시하여 내린 결론은 ‘의증’인 상태가 많고 또 그 진단명을 환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의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협착증’은 두 가지인데 척추관이 좁아진 경우와 추간공이 좁아진 경우이다. 척추관은 두개골 밑에 있는 대후두공(foramen magnum)과 연결되어 꼬리뼈까지 연결된 척추들을 관통한 관을 말하며 그 관을 통해서 굵은 신경다발인 척수가 지나간다. 추간공은 척추 사이에 있는 구멍으로 척추신경이 나오는 곳이다. 척추관을 지나가는 내용물은 척수이고 추간공을 지나가는 내용물은 척추신경이다.
협착증의 증상은 신경이 눌리어서 생기는 결과물이다. 눌리는 곳의 레벨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 부위가 엉덩이, 대퇴부, 하퇴부 등이다. 그리고 중요한 진단의 단서는 허리를 앞으로 구부릴 때 증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히면 증상이 나타난다. 앉아서 쉬다가 걷기 시작하면 허리가 펴지기 때문에 걷는 도중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점점 악화되어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 환자는 쉬게 되는데, 서서 쉬면 증상 완화가 없고 반드시 앉거나 쪼그리고 있어야 증상의 호전이 있다는 것이다.
신경을 누르는 원인 조직은 비후된 척추관절, 황색인대, 골극(bony spur), 외상으로 인한 흉터 조직, 디스크 등이다. 수술적 치료는 이러한 조직들을 절제하는 것이다.
협착증은 허리가 아픈 병이 아니다. 허리를 편 상태가 지속(걷거나 해서)되어 점차 나타나는 파행(claudication)이 협착증의 증상이다. 파행은 엉덩이를 비롯한 하지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므로 협착증은 환자 본인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병증이다. 물론 확진은 CT나 MRI를 통해서 내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CT나 MRI에서 협착증 소견을 보이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협착증이 아니다. 물론 x-ray 소견도 마찬가지이다. 협착증 소견을 보이는 척추 레벨과 환자 증상이 맞아야만 정확하게 협착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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