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만금 공사현장에서 날아든 갯벌먼지로 인한 농작물 등의 피해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강소연(여·29), 조유리(여·29)두 명의 학생이 새만금지역을 찾았습니다. 이들의 방문은 새만금 사업이 진행되면서 발생되는 갯벌먼지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주민들의 건강 등의 문제점을 논문으로 작성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에 본지는 이날 하루 동안 학생들과 동행하며 부안과 김제시 지역 주민들을 만나 생생한 증언을 듣고 공사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이를 2부에 걸쳐 연재합니다. 또 이들이 피해 주민들을 만나보고, 새만금 갯벌 현장을 보며 느꼈던 소감을 일문일답 형태의 인터뷰로 담았습니다.                 / 편집자 말

새만금 사업에 따른 피해 역학조사 등 근거 마련해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강소연(사진 왼쪽).·조유리(중앙) 학생이 계화보건소장에게 새만금공사가 시작되면서 비산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서노 기자

오전 9시 40분경 부안읍에서 강소연, 조유리 학생을 만났다. 서울에서 부안행 첫차를 타고 와서 일찍 도착했단다. 그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목적지를 향했다. 첫 목적지는 계화보건소였다.
2006년도 새만금 끝물막이 공사이후 10여년이 되는 시점에서 주민들이 갯벌먼지로 호흡기 질환 등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갯벌먼지로 인해 발생된 호흡기 환자 등의 내용은 들을 수 없었다.
계화보건소장은 “감기 환자는 있지만 특별히 갯벌먼지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호흡기 질환 환자는 없는 것 같다”며 “역학조사를 할 여건도 안 되고 정확한 것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답변을 기대하기 어려워 다음 행선지인 돈지 보건소를 찾았다. 아쉽게 오후부터 진료를 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어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인근 마을 주민을 먼저 만나기로 결정 했다.
새만금 매립지와 200~300여미터 밖에 안 떨어진 불등마을 주민을 만나보기로 하고 무작정 마을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이 마을 토박이인 이태종씨를 만났다. 이씨는 오디 가지치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지만 갯벌먼지로 인한 피해를 들어보러 왔다는 말에 흔쾌히 시간을 냈다.
이씨는 얘기에 앞서 학생들을 자신의 집 창틀로 안내했다. 자주 창틀을 닦지만 이렇듯 갯벌이 쌓인다며 갯벌먼지로 인한 실상을 학생들에게 눈으로 확인시켜줬다.
이씨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 후 몇 년은 비산먼지로 주민들이 피해가 많았다”며 “이로 인해 주민들이 민원을 넣고 하니까 함초와 갈대 등 염생식물을 인력을 동원해 심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 갯벌먼지가 심하게 발생하지 않았는데 새만금사업단에서 그걸 망각했는지 지난해 마을 앞 등 새만금 매립지에 사료작물 재배를 허가해 갈대를 베어내고 갯벌을 파내 또 다시 주민들이 갯벌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365일 중에 300일은 바람에 갯벌먼지가 크고 작게 마을로 날아들어 문을 마음대로 열어 놓지 못하고 생활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씨는 쉴 새 없이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문제점 등을 학생들에게 쏟아냈다.
“새만금만 막지 않았다면 바다에 나가 조개만 잡아도 1년에 5000만원은 번다”며 “지금은 벼 농사와 오디 농사를 짓는데 1년에 1000만원 벌기도 쉽지 않다”며 한탄해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빨리 공사를 마무리 해 집을 짓던. 뭐를 하던 해야 하는데 여의도 면적의 140배라는 새만금 면적 중 40배 정도만 뭍으로 드러났을 뿐 100배 되는 면적은 아직도 바닷물 속에 있다”며 “이렇듯 공사가 지연 될 바에는 차라리 해수유통을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새만금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이태종씨의 하소연은 끝없이 이어졌지만 아쉽게도 다음 일정 시간 때문에 자리를 떠야 했다.
불등 마을 앞에 끝없이 펼쳐진 새만금 매립지를 학생들과 함께 둘러보고 오전 11시 40분경 계화면사무소로 향했다. 이곳에서 작년 8월~9월 강풍으로 새만금 공사현장에서 날아온 갯벌먼지로 벼농사를 망쳤던 농민 한 분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작년 9월초 불어닥친 강풍에 새만금 공사현장이 사막처럼 변한 모습. 계화면 간척지 논에 갯벌먼지가 날아와 쌀 수확량이 크게 줄어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12시쯤 계화면사무소에서 농민 김재만 씨를 만났다. 김씨는 당시 피해대책위원으로 내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김씨는 “작년 같은 경우에는 비가 안 와 가뭄이 길었는데 3일간 강풍이 불면서 새만금 매립공사현장에서 갯벌먼지가 날려 사막의 모래 바람을 방불케 했다”면서 “이로 인해 나락이 여물지 못하고 이런 상황에서 비까지 내려 수발아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수확이 급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농민들이 피해대책위를 구성해 사진을 찍고, 근거 자료를 수집해 피해보상을 요구했다”며 “이 때 시공업체에서도 시료를 떠서 실질적으로 몇 프로 수확량이 감소됐는지 등을 분석했고 결국 농가들에게 보상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 보상으로 모두 6억4000만원이 지급됐는데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며 “보상에 불만족한 농가도 있었지만 대부분 만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만씨와 대화를 마치고 문제의 새만금 공사 현장을 찾았다.
공사현장 주변도로 옆에는 바람막이가 길게 펼쳐져 있었고 매립지 갯벌 위에는 황토 흙으로 덮어 갯벌먼지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비가 되어 있었다.
이 공사현장을 끝으로 부안지역에 대한 갯벌먼지 피해 조사는 마무리 하고, 오후 2시쯤 김제시 진봉면사무소로 향했다. 새만금 인근지역인 김제도 갯벌먼지로 얼마나 피해가 발생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다음주에 2부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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