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통제 과도해···3일 축제에 6일이나 막아
정체성 문제 극복 못해···‘야시장축제’ 비아냥
공연·행사 품격 없어···사행성 노점까지 출현

부안마실축제 마지막 순서인 대동한마당 강강수월래 모습.

3년째 읍내 도로를 막고 치러진 마실축제가 관광객 수의 증가 등 외형은 커진 반면, 군민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어 보다 섬세한 개선이 요구된다.
우선 축제기간 동안 교통통제가 과도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축제는 3일이었지만 실제로는 각종 부스를 설치하느라 2일부터 통제가 시작됐고, 또 시설물을 철거하느라 하루를 더 막아 모두 6일 동안 번영로 일대에 차가 진입하지 못했다. 통제범위도 전에 비해 슬그머니 확대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따라 군민들은 병원, 약국, 떡집, 미곡상 등 볼일을 보기 위해 먼 거리를 돌아야 했다.
상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예년에 비춰 어차피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상당수 점포가 문을 닫았지만, 일부 영업을 한 상점들도 편의점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파리를 날렸다는 하소연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상인은 “상설시장 살리자고 축제를 읍내로 가져왔다는데, 상설시장 때문에 왜 우리가 피해를 입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상설시장 상인들도 큰 효과는 없었다고 귀뜸한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상인은 “시장 주차장에다 먹거리 장터를 여는 바람에 시장내 식당이 손님을 많이 뺐겼다고 한다”면서 “사람들이 시장은 좋겠다고 비아냥대지만 우리도 별로 덕 본 것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축제의 정체성도 여전히 도마에 올랐다.
특히 올해는 군민 퍼레이드 당시 예년에 비해 허전하다 싶을 정도로 관람객이 대폭 줄어 대표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을 무색케 했다. 이같은 현상은 개회식 공연이나 위도띠뱃놀이 등 교통통제를 필요로 하는 행사 대부분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대신 관광객들은 각 면별로 설치한 먹거리장터와 참여 부스 등에 주로 관심을 보이며 몰려들었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마실축제가 아니라 ‘야시장 축제’ 또는 ‘빈대떡 축제’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프로그램이 존재감을 잃게 되자 일부 군민들은 내년부터 교통통제를 하지 말고 읍내 대형 주차장 몇 곳과 공터를 이용해 먹거리장터 위주의 축제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소 섞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축제에 품격이 없다는 지적도 다수 있었다.
문을 담은 점포 앞에는 어김없이 조리기구가 설치되고 파전과 꼬치를 굽거나 음료 등을 판매하는 노점이 섰고, 못박기 게임이나 인형뽑기 등 사행성 노점까지 버젓이 영업을 했다.
또 행사장 곳곳에서 각종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대형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사회자의 고함소리가 뒤엉켜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안 그래도 축제 전부터 각종 단체가 내건 홍보 현수막 때문에 어수선하던 거리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각종 프로그램과 공연도 부안만의 특색 없이 흥미 위주로 꾸며져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군민은 “개막식 공연을 잠깐 봤는데 대중가수 초청공연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우리 부안이 손님을 초대해 놓고 보여줄 것이 이렇게 없나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씁쓰레 했다.
축제에 대한 군민의 참여와 관심도 역시 현저히 줄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퍼레이드와 각종 행사를 위해 각 면별로 약 200여명씩 ‘동원령’을 내렸지만, 이장을 비롯한 관변 단체 위주로 응했을 뿐 일반 주민들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축제를 즐기러 나왔던 군민들도 해마다 비슷한 컨셉의 프로그램에 실망하고 서둘러 귀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요컨대 축제에서 정작 주민은 철저히 소외됐다는 것이다.
축제장에서 만난 한 군민은 “마실축제가 갈수록 외부인을 위한 축제가 돼 가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손님이 온다니까 화단에 생전 안 하던 바람개비를 꽂고 오색천을 내걸고 야단법석을 떠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안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낙후돼 있는지를 새삼 느꼈다”면서 “이런 보여주기식 행정이 계속되는 한 군민은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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