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육계의 원로인 고산(孤山) 정진석 선생이 지난 10일 새벽 5시경 향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선생은 지난해부터 1년 반 동안 암으로 투병생활을 했고, 경기도 평촌의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백산학원 전 이사장으로 60여년간 교육계에 몸담고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매진해 온 업적을 기려, 선생의 장례식은 13일 백산중고등학교 교정에서 학원장으로 치러졌다.

선생은 1920년 백산면 오곡리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27세에 군산여상에서 교직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해방 후 1949년 30세가 되던 해에 재단법인 백산학원과 백산중학교를 설립하고 백산중학교 교감으로 취임했다.

청년시절에는 사회주의운동가 지운 김철수 선생의 동생인 김복수 선생과 함께 부안군 공산주의 청년동맹을 결성하고, 한국전쟁 발발 후 남로당 면당 책임자가 되어 변산으로 입산하는 등 사회주의계열 개혁운동에 앞장서다 33세가 되는 해에는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 뒤 1955년 백산중학교에 다시 평교사로 부임한 선생은 교감직을 거쳐, 1966년 백산고등학교가 설립된 뒤 교장을 지냈고, 1989년부터 2002년까지 13년간 백산학원 이사장직을 역임했다.

선생은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철학으로 백산학원에 몸담았고, 1991년에는 민선 초대 전북도교육위원으로 피선돼 활동하는 등 전북지역 교육의 산증인의 역할을 해왔다. 2002년에는 자성록 <옳고 그름을 떠나서>를 펴내기도 했다.

선생의 장지는 백산면 오곡리 원오곡 선산이고, 유족으로는 부인 이명환 씨와 대영, 연영 씨 등 3남 3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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