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1학기 반값등록금을 ‘반값등록금’으로 과대 홍보
대학생 중심 지원에 대학 안 간 학생들 부모 ‘소외감’
“학원비 지원도 대학교 등록금 한 학기 기준에 맞춰야”

부안군 나누미근농장학재단이 최근 ‘반값등록금’과 장학금 신청 접수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과대 홍보를 하고 있다는 점과 형평성에 맞지 않게 지원 된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 후원금으로 내는 돈이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처럼 내게 되는 ‘준조세’ 성격이 있다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최초 반값등록금’이라고 이름 붙여졌지만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300만원을 상한액으로, 신입생의 1학기 실질부담 학비의 50% 지원’하는 것이다. 실상은 이러한데 ‘전국최초 반값등록금’이라고 명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대학 학비 전체에 대한 반값등록금과 같은 취지로 오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군민들이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에 대하여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하는데 군에서 그런 호의를 군을 홍보하는 데에 과도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지급 기준에 대해서도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최근 부안군이 공개한 대학교 신입생 반값등록금 및 장학금 지원 기준을 보면 ‘반값등록금’의 경우 대학교 신입생에게 1학년 1학기 등록금 중 국가장학금 등 타 장학금을 제외한 등록금의 반값을 1인당 300만원 이하에서 지원된다. 또 명문대학교 진학 신입생에게는 반값등록금 외 추가로 근농장학금 100만원이 지원되고, 취업․창업 준비자에게는 학원등록 최초 1개월분 납입액의 반값이 최대 30만원까지 지원된다. 그 외의 청년들(취직자 혹은 취직 준비를 하지 않는 자)은 지원에서 제외된다.
근농장학금의 목적은 ‘지역인재육성, 교육환경 개선, 학부모 학비 경감’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술인재 육성도 명확히 포함돼 있으나 공평한 지원이 이루지지 않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자녀를 둔 전 학부모 A씨는 “대학생에게 300만원까지 지원되고, 더불어 명문대 진학생에게는 추가로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소외감을 느꼈다”며 “인생이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 기술 등으로도 얼마든지 지역 발전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어 “부안출신 향우도 보면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도 성공해서 지역에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인재육성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학원비도 대학교 반값 등록금 기준으로 지원하는 게 형평성에 맞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주민 B씨는 “농업인 자녀 등의 장학금을 지원받아 나누미근농장학금 혜택을 전혀 못 받는 사례도 있는데 그러면 다른 명목으로라도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가정형편이 넉넉해서 만원씩 후원하는 것이 아닌데, 오히려 잘 사는 집 자녀들이 혜택을 더 많이 보는 구조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만에 대하여 교육 전문가 C씨는 “이미 무상급식을 통해서 이런 문제는 사회적으로 한번 논의가 된 적이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차등지원할 것이 아니라 상한액을 낮춰서라도 모든 부안 출신 학생들에게 동등한 액수를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교육적인 방식”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런 지적에 대하여 군담당자는 명문대생에게만 있는 ‘반값등록금’ 지원과 장학금 추가 지원에 대하여 “반값등록금과 장학금은 구분을 지어야 한다. 장학금은 그동안 지급돼 온 것이고, 반값등록금은 이번에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며 “명문대 100만원 추가지원은 카이스트, 서울대, 연․고대 등 진학생들에게 그동안 지원됐던 근농장학금 200만원 중 100만원을 오히려 줄인 것”이라 해명했다.            
성적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는 기존의 교육 관행을 대변하는 답변이다. 
그리고 취업자들에 대한 지원이 적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북도내 학원 중 미용학원 비용이 가장 비싼데 이를 기준으로 1회 학원비의 반값인 30만원을 책정했다”고 책정기준을 설명하며 “학부모 중 자녀가 대학교를 진학하지 않아 아무런 지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작지만 혜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부모의 의견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형평성을 문제삼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기보다 ‘반값’이라는 명목에 맞추는 답변인 셈이다. 
이와 함께 ‘준조세’ 성격이 있다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장학금은 순수하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군수가 장학재단 이사장을 겸하면서 직접 장학금 출연을 독려함으로써 군민들은 심적 부담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군수뿐만 아니라 군청 공무원들도 군민들에게 장학금을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군민들의 심리적 부담이 가중된다고 군민들은 하소연한다.  
이에 대해서 군담당자는 “오해는 있을 수 있지만 강제로 후원회원에 가입시킨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화만 하면 언제든지 후원회원에서 제외시켜 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군의회에서 이런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관리사원을 뽑겠다고 해명한 것과 배치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반값등록금 시행이 초기로 부족한 부분은 있겠지만 앞으로 보완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다른 지자체에서도 부안군 나누미근농장학재단 반값등록금 시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완주군, 임실군 등 벤치마킹하러 많이 온다. 특히 전남 진도군은 다녀간 후 곧바로 시작해 현재 후원회원 1000명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적되는 문제점을 받아들이기 보다 대외적인 성과를 홍보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부안에서는 지난 2004년 3월 장학재단 운영지원 조례가 제정되고, 그해 12월에 부안군애향장학재단이 설립됐다. 이후 2005년 부안출신 부호인 김병호(호(號) 근농)씨가 장학금 3억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7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하면서 기금이 본격 조성되기 시작했다. 2017년 2월28일 기준 모아진 나누미근농장학기금은 124억원(군비 91억원, 민간 33억원)이며, CMS 정기후원회원은 5670명으로 부안군민 4000명, 나머지는 관외 거주자들이다. 
나누미근농장학재단은 지난 15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읍면 현장 순회 방식으로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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