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책은 좋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군정을 계획하고 주요시책을 결정하고 그 진행에 대하여 평가 받으려면 객관적이고 취지를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집을 짓는 사람들이 맨처음에는 짓기 편한대로 지었고, 다음에는 고객의 불평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지었고, 지금은 고객의 생활을 조사해서 그 생활 패턴에 맞는 공간을 설계해서 집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방식이 고객에서 직접 물어서 그 말을 기초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말도 듣지만 전문가의 눈으로 고객을 관찰하고 그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그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불편들을 감지하고 그에 맞춰 제품을 개선하고 서비스를 디자인한다. 지금 자동차나 핸드폰 등 거의 모든 제품이 그런 방식으로 고객의 요구를 수렴한다.
부안군청에서 주요시책에 대한 군민들의 만족도와 생활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조사에 대하여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유선전화로 했고, 응답율은 3.76%였다. 데이터 자체가 매우 편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그 설문지를 보니 더 믿기가 어려워진다. 질문 중의 하나는 “평소 살고 계시는 지역에서, 부안군의 사회복지 서비스가 잘 시행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되어 있다. 이 질문을 받고 부안군의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한다고? 많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그 말의 의미도 파악하기가 쉬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부안군의 사회복지 서비스는 무엇이란 말인가?
더 가관은 부안군 관계자들은 이런 데이터에 기초하여 노력할 방침을 세웠다는 것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생활환경 만족도가 낮은 읍면의 경우 문화체육시설 신규 설치와 신규 버스노선 검토, 의료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주요 관광지 및 시장 접객업소에서의 적극적인 3無(불친절·바가지요금·원산지 미표시) 3有(맛·정·복) 운동을 통한 친절도 개선 등으로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와우~ ‘엄청나게 훌륭한 대책’이다.
“부안지역 대중교통 이용에 어느 정도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1)매우 2)그런 편 3)보통 4)그렇지 않은 편 5)전혀’라는 답변을 했을 때, 담당자는 도대체 어떤 대책을 세우는 것일까? 설문을 보면 답변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대중 교통의 만족지점이 어떤 것인지 평가하지 않고 즉 시간 간격인지, 요금인지, 노선인지, 기사의 친절도인지 어느 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고 어떻게 ‘어느 정도 만족합니까?’를 묻고, 또 그 답을 기초로 대책을 세운다는 것인가? 
지금과 같은 방식은 세금낭비다. 바른 정책을 세우려거든 군민의 삶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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