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독립신문 창간 1년을 축하드립니다!

부디, 흔들리지 말라
●김지하 시인

10년 전 부안을 드나들며 부안을 지역생명자치운동의 본거지로 변화시키고자 내 나름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몇 사람의 젊은 일꾼들과 ‘생명’, ‘자치’, ‘생명민회’, ‘풀뿌리 연방제 통일론’ 등 몇 가지 명제들만 남기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9월 22일이면 부안독립신문 창간 한 돌이다. 지난 10년 전과 또한 지난 1년여를 통해서 부안 주민들의 최대 숙제는 우선 새 문명에 대한 담대한 용기와 그에 익숙해지는 참신한 생활 감각이다. 그리고 이것을 가르치는 것이 다름 아닌 부안독립신문의 역할인 것이다.

독립은 어려운 것이다. 20세기의 다 썩어빠진 문명으로부터 독립하여 청청하게 새 삶을 산다는 것은 그러므로 필사적인 독립운동이다. 젊은 여성들이 삭발을 하고 촛불 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작년의 그 다큐필름들은 너무나 가슴 뜨거운 새 시대, 새 세대의 새 삶의 상징이었다. 그 안에 모든 것이 있었다. 그 안에 전망이 있고 전략이 있었다.

나는 부안독립신문을 읽으면서 21세기에 부안과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현실이 요청하는 새로운 문명, 생명과 평화의 동아시아 태평양 신문명을 창조하리라고 확신한다. 새 문명에서 요구되는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관심이 거기 있기 때문이고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흔들리지 말라! 깊은 무의식 속의 신이 지켜보고 있고 전 세계인류가 보고 있고 생명 가진 중생들이 다아 보고 있다. 꿋꿋히 나아가시라!

대안사회 만드는 공론의 장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용케도 견디었습니다. 처음 창간될 당시 축사를 써 드리면서도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습니다. 좋은 뜻이지만 지역에서 신문 하나를 만들고 그것을 지속적이고도 성공적으로 운영해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감히 상상이 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안독립신문은 우뚝 ‘독립’해서 섰습니다. 방폐장 반대운동의 치열한 과정에서 생겨난 주민들의 독립되고 공정한 지역언론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바로 부안독립신문의 생존과 성공에 크게 기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종전부터 지역사회의 올바른 발전과 성장은 좋은 시민단체 하나와 좋은 지역언론 하나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과거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로부터 지역분권적 체제로의 전환은 참으로 바람직한 역사의 발전방향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견제세력이 없는 지방자치는 그 자체로서 주민들의 이익과 권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부패하고 무능한 자치단체의 장의 남용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러한 마당에서 지방권력을 올바로 견제할 수 있는 좋은 시민단체의 존재는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시민단체가 좋은 일을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주민에게 알려내는 매체와 통로가 없다면 힘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과거 부안은 방폐장 유치를 둘러싸고 힘겹고 고통스런 세월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갈등과 분열, 지역경제의 피폐를 불러온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손실만은 아니었습니다. 얻은 것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올바른 지역언론 하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 결론에 따라 양식 있는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부안독립신문을 창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부안독립신문의 앞길은 멀기만 합니다. 단지 창간되었다고, 1년을 견뎌냈다고 만족할 일이 아닙니다. 방폐장유치가 물 건너갔다고 모든 싸움이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생거부안’의 호칭은 결코 과거의 자랑만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부안을 보다 대안적이고 친생태적이며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공동체로 만드는 일은 이제부터입니다.

지역주민단체들과 함께 보다 적극적이고 대안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은 어쩌면 과거의 방폐장반대투쟁보다 더 험한 길입니다. 부안독립신문이 그 길에 공론의 장이 되고 나침반이 되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방폐장 싸움이 전국의 지역운동의 한 좋은 모델이 되었듯이 이 새로운 운동과 지역언론의 모델이 전국의 또 다른 동심원을 확대해 나가길 바랍니다.

지역민의 사회문화적 소양 높혀야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부안독립신문의 창간 일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신문이 그 사회를 반영한다고 할 때, 부안독립신문은 부안 지역사회구성원들의 건강한 시민의식을 반영합니다. 부안독립신문의 구성원들과 독자분들은 긍지와 함께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부안 지역의 시민사회는 공권력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핵쓰레기 처리장 건설에 맞서 저항하고 투쟁하면서 성숙했고 그 바탕 위에서 부안독립신문을 창간했습니다. 그것은 공권력에 맞선 시민사회의 독립선언이었으며 성장이데올로기에 맞선 공동체 정신의 독립선언이었으며 인간의 탐욕이 부른 파괴와 유린에 맞선 자연환경의 독립선언이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부안독립신문은 부안지역의 늠름한 민중의 표상이라 할 만큼 성숙된 시민의식의 증거입니다.

성숙된 시민의식이란,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누군가 남이 대신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 만들어 간다는 의식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환경, 교육환경, 언론환경, 정치환경, 자연환경을 우리 스스로 참여하고 비판하면서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건강한 시민의식의 출발점입니다. 이 의식이 부족할 때, 우리는 자칫 불평만 늘어놓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절대로 남이 마련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안독립신문이 지역정론지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은 지역주민들이 불평등과 모순으로 가득 찬 사회현실에 대해 불평하는 데 머물게 하지 않고 세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줄 아는 안목을 갖게할 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습니다.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권위주의적 공권력과 지역 토호들과 유지들의 경제적 강제력은 지역 정론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그들의 막강한 힘에 맞서 부안독립신문의 독립성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오직 부안지역민의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건강한 참여의식 형성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천민자본주의입니다.

천민자본주의는 그 천민성으로 사회구성원들에게 더불어 사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보다 나만의 물질적 충족에 매몰되도록 추동합니다. 따라서 부안독립신문은 부안지역민들이 사회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존재미학을 가꾸기 위해 모색하고 긴장하는 가치관을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부안독립신문은 지역주민들이 물질을 소유하고자 하는 이기적 욕구와 긴장하면서 바람직한 지역공동체를 이루도록 가치관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진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안주민들이 공권력과 자본의 물량 공세에 맞서 물리친 핵쓰레기는 성장 이데올로기의 폐기물이며 오만한 인간이 저지른 자연 파괴의 상징물입니다.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고 유린하면서, 동시에 다른 인간을 지배하고 정복하고 착취해 왔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우리 조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 아니라 우리 자손에게서 잠시 빌려 쓸 뿐이라는 점을.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길 때, 다른 인간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다는 점을. 핵쓰레기를 거부한 힘으로 태어난 부안독립신문이 우리에게 희망의 거처인 까닭입니다.

창간 1주년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주민 생각 담을수록 사랑도 커져
●송기도 전북대 교수·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무엇보다 먼저 ‘부안독립신문’ 창간 1주년을 축하합니다. 벌써 1년이 지나갔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실 ‘부안독립신문’의 창간은 여타 다른 지방신문의 창간과는 확연히 다르게 시작됐습니다. 몇몇 자본주에 의해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부안 방폐장 투쟁 과정에서 주민 스스로의 요구에 의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군민주 신문으로 설립된 것입니다.

‘부안독립신문’은 그렇게 고고의 소리를 울리며,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된 지역신문이 없는 상황에서 ‘부안독립신문’은 대다수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지역신문의 모범적인 사례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방폐장 투쟁과정에서 모아진 부안군민들의 뜻이 하나하나 모아져 활자화된 것이 바로 ‘부안독립신문’입니다.

며칠 전 강현욱 도지사와 김종규 군수가 부안 방폐장유치가 실패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것이 꼭 ‘부안독립신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많은 영향을 미쳤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입을 통해 표출됩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말’과 ‘글’을 통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저는 ‘부안독립신문’이 지난 1년간 부안 주민들의 충실한 ‘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어려움도 겪었지만 잘 극복해가고 있으며, 창간 당시 3천여 명의 자발적인 구독자들도 꾸준히 ‘부안독립신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안독립신문’의 아주 커다란 자산이며, 곱게 가꾸고 돌봐야 할 보물인 것입니다.

지난 1년간 ‘부안독립신문’은 기존의 매체와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편집방향을 보여 주었습니다. 방폐장문제가 주요 지면을 거의 독식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자체나 관변조직과의 경계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방폐장에 관련된 기사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지역신문의 핵심적인 역할 가운데 하나인 지역주민에 밀착하는 기사 발굴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다시 한번 ‘부안독립신문’ 창간 1주년을 축하하면서, 그리고 다음 1년이 지난 1년보다 더 나은 1년이 되기를 바라면서 ‘부안독립신문’이 주민의 다양한 생각과 일상들을 골고루 대변하는 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방폐장이나 새만금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와 함께 소지역별 또는 부문별 기사거리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방폐장이나 새만금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좀 줄이는 대신,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반영할 수 있는 편집이 늘어날 때 ‘부안독립신문’은 훨씬 다양한 색깔의 신문이 되고 주민들의 사랑도 더 커질 것입니다.
한 돌이 된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듯이 ‘부안독립신문’도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습니다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한민국 최고의 지역신문으로 거듭 태어나기 바랍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의 사발통문
●최도은 노래꾼

옛말에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하더니 결코 빈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창간 축하의 글을 쓴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휘리릭 지나가 1주년을 축하하는 글을 띄우게 되었네요.

지난 1년간 부안독립신문을 만들고 지켜주신 신문사 관계자와 부안군 주민들의 땀과 나눔이 오늘 1주년을 맞는 그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그간 애쓰셨고 앞으로도 더욱 번창하길 바랍니다.

주민의 신문 부안독립신문은 여타 다른 언론과 달리 역사적 책무가 남다른 신문이라고 봅니다. 부안독립신문의 창간해인 2004년은 부안군 주민들에게 많은 시련과 아픔, 그리고 마침내는 주민의 힘을 보여준 위대한 생명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한 ‘핵종규 몰아내자’ ‘핵없는 세상’ ‘핵폐기장 결사반대’ 등 핵폐기장 반대로 떨쳐 일어났던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때론 가슴 벅찬 기쁨이, 때론 순박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서러움으로 밀려왔던 핵폐기장 반대 싸움…….
부안군 주민 여러분은 핵폐기장 반대 싸움에서 150명에 이르는 이웃을 철창으로 떠나보내야 했고, 그 아픔의 상처는 주민들 가슴 가슴에 깊이 새겨져 부안항쟁의 밑불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부안 땅에서 노무현 정부의 핵정책, 핵종규의 핵정책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주민의 승리요! 민의의 승리! 이 땅을 주민의 힘으로 지켜 갈수 있다는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참으로 묘합니다. 노무현과 산자부, 그리고 핵정책의 하수인인 한수원은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새로운 지역을 찾아 떠돌고 있으며 1년 365일 변함없이 TV 및 신문광고를 통해 안전한 핵폐기장을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건지, 망망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터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없다면 핵자본에 포섭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임을 부안군 주민들이 잘 알고 있듯이 부안군 주민의 정신은 부안독립신문을 통해 각지에 알려져야 할 것이고, 전국 각지 주민과의 교류와 연대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안독립신문은 그 노둣돌이 되어야겠습니다.

앞으로도 부안독립신문이 갖고 있는 역사적 소명인 부안주민들의 대장정을 기억하고, 서로가 더불어 살아가는 안정된 나눔의 땅을 만들기 위해서 부안독립신문이 세상으로 통하는 사발통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영원하라’부안 민주주의의 산물
●김승환 전북대 법대 교수

1985년 5월 14일 독일연방헌법재판소가 하나의 판결을 선고했다. 그건 브록도르프(Brokdorf) 원자력발전소 판결이다. 이 판결은 ‘집회의 자유는 원칙적으로 국가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표어를 만들어냈다.

2004년 2월 14일 방폐장 설치에 반대하면서 몇 개월째 촛불 시위를 이어오던 부안주민들은 ‘자율적 주민투표’라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험을 했다. 독일의 브록도르프와 대한민국의 부안은 원자력과 그 폐기물을 매개로 하여 두 나라에서 기본권의 신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부안의 방폐장 투쟁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다시 민주주의의 생명선으로 일컬어지는 언론의 자유로 연결되었다. 80년 광주사태 때 광주를 고립시켰던 것 중의 하나가 언론매체였던 것처럼, 2003~2004년 부안사태에서 역시 언론매체가 부안을 차단시켰다. 부안의 진상을 외부에 알려야 할 지역언론은 침묵의 정도를 넘어서 방폐장 유치가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처럼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부안독립신문은 부안민주주의의 산물이다. 언론매체의 사명은 정확한 사실보도와 가치판단을 통해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확인하며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부안독립신문은 그러한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 왔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령 1년이라는 짧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부안독립신문은 지역주민의 의식을 일깨우고 지역신문의 놀라운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유가지의 부수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대다수 신문들의 그것을 뛰어 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부안독립신문의 성공은 신문사 종사자들과 독자들, 필진과 광고주들의 애정을 토대로 하고 있다. 신문이라는 하나의 사업체를, 고리로 연결된 이들이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만나고 있다는 것이 부안독립신문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자본일 것이다. 부안 방폐장은 부안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 준 셈이다.

부안투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주민간의 갈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신, 주민들이 입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손해, 적지 않은 수의 주민들이 달고 다니는 전과자라는 꼬리표 등등, 부안이 입은 상처에는 아직까지도 치유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 부안독립신문이 향후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암시하고 있는 지점이다.

1년 전 많은 사람들이 부안독립신문의 출범을 축하하고 격려하고 지원했다. 그러나 신문시장에서의 독자생존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부안독립신문의 앞날이 순탄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도 가지고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불안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났고, 그것을 뛰어넘어 부안독립신문은 언론자유의 완성이라는 희망봉을 향해 항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 앞날에 “부안이여 영원하라”는 승리의 진군가가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조용한 마음의 혁명 한 매듭 지어
●김경은 원불교 부산교구 교무

다시 찾은 부안은 곳곳이 변해 있었습니다. 들어서는 입구 도로는 잘 정돈되어 쭉 뻗어 있고, 가로등은 예쁘게 단장된 모습으로 부안을 찾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달라진 건물도 곳곳에 보였지요. 뜨거웠던 반핵광장의 아름다웠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일부러 그 앞을 지나왔습니다.

그 풍경들을 보면서 잠시 상념에 젖어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쉽게 그 변화를 알 수 있지만 마음의 변화, 마음의 혁명은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참다운 가치는 점점 드러나는 것이지요. 마음이 변하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뀌며 그렇게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지요.

기나긴 아픔 속에 눈물과 희망으로 탄생된 부안독립신문 그 자체는 이미 우리가 성공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갈 것이니까요. 끝없는 항해를 하며 민중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이 되고, 채찍이 되고, 희망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가슴 설레며 뜨겁게 받아보았던 창간호였습니다. 1년이라는 한 매듭을 지었지만 앞으로 수없이 매듭을 지어갈 부안독립신문이 언제나 첫 창간호를 만들던 마음으로 임해주길 염원해 봅니다. 받을 때마다 처음 대하는 설레임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이 있어야 하겠지요.

1년을 맞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부안독립신문은 마음의 혁명을 시작한 일이요 사회혁명을 시작한 일이며, 민중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열과 소외 극복하는 해방공간
●김은경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

부안군민들의 반핵투쟁 열기 가운데 태어난 부안독립신문 첫돌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부안독립신문이 지역의 첨예한 사안이었던 핵폐기장 유치 반대투쟁 과정을 통해 지역 구성원들을 반핵, 생명사랑, 환경살림 등의 상생의 운동으로 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확산되어 가면서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이루어 나가는 데 있어 지역언론의 역할은 그처럼 중요한 일입니다. 이제 부안독립신문이 자립과 자주의 경영체제를 더욱더 확립하고 권력과 금력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로운 신문이 되길 빕니다. 또한 서로 돕고 서로 살리고, 함께 나누고 누리는 내용으로 가득한 신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장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지역발전을 이룩하는 성장과 선택의 과정에서 굳건히 일어서는, 진정한 가치의 양극화와 분열과 소외를 극복하는 해방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모든 차별과 반생명적인 세력,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폭력적 흐름을 거슬러 오르며 새 시대를 열어가는 선두자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진정한 가치를 생산해내고 집약하는, 많은 독자도 확보하고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부안독립신문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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