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리라는 게 경제가 힘들수록 더 도박에 의존하게 되고, 더 기복신앙에 혹하게 된다고 한다. 경제가 힘들면 더 아끼고 줄여야 할 것 같은데, 뭘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한방 역전’을 생각하고, 자기에게 복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점을 치거나 복채를 내고 복을 사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서 힘든 사람들을 유인하여 과잉 소비를 하게 하는 상술이 판을 친다. 힘들수록 건강한 게 최고라면서 고가의 건강 식품이나 의료 기구를 판다. 불안한 심리에서 말을 따라가다 보면 그도 그럴 듯 하여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간다. 그런데 이런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서 이제 보시를 부추기는 활동까지 등장했다. 유사 포교당으로 의심되는 곳이 부안에 문을 열었다.
유사 포교당의 ‘영업 방식’은 이렇다. 포교당을 찾은 신자들에게 사주를 보거나 상담을 하면서 “사주가 꽉 막혔다. 위패와 불상을 모시고 기도를 드려야 한다. 이것이 조상을 위한 최고의 효도이자 공덕을 쌓는 방편”이라고 설득한다. 이후 1만 2000원부터 2만 원 사이에 구입이 가능한 것들을 위패 100만 원, 불상 200만 원 등에 판다. 일부 포교당은 납골함 계약을 권하기도 한다.
포교당 운영 방식은 3개월에서 6개월 가량의 단기임대로 사무실을 빌리고, 신자들에게 원가로 생필품을 판매하거나 선물을 주며 환심을 산 뒤, 절에 위패나 불상을 모시면 된다며 헌금을 받는 방식이다. 이렇게 받은 봉안비 등이 주 수익원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사 포교당에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헌금을 하는 형태로 돈이 지불되는 데다, 위패나 불상 판매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해도 어떤 장소든 봉안을 하거나 기도를 해주면 사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선물과 부적을 나눠주는 방식은 불교적인 것과 거리가 멀긴 하지만 방문 판매업으로 등록해 법적으로는 문제없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정의 힘만을 의지할 수가 없다. 군민이 직접 나서야 하는 것이다. 법으로 못하는 일, 군민은 할 수 있다. 진정 살기 좋은 고장은 군민들이 단합하여 군민들을 보호하는 곳이다. “당하는 사람이 바보지 뭐”라는 핀잔은 이제 잠시 접어 두자. 현재의 어려움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모든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면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위험성을 인식하고 주변에 잘 알려서 아무도 이런 피해를 입지 않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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