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여경 학생

소녀다운 맑은 미소를 띠고 마주앉은 이여경양(16세)은 부안 하서면에서 2001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다.
어린 나이임에도 전국소년체전 등에서 딴 메달이 수두룩하다.
부안에서 태어나고 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다시 부안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 양은 중학1학년  6월경, 체육교사 심충보씨의 권유로 요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유년기부터 또래 여자애들과 다르게 남자애들과 어울려 축구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이 양은 취미 또한 축구이다.
하서중학교 앞을 지나다 ‘전국소년체전 금상 이여경’이란 프랭카드를 본 기억이 있기에 건장한 체구의 씩씩한 소녀를 상상했었다.
“생각보다 키가 작고 날씬하네요?”
“그래요?”하면서 이 양이 배시시 웃는다. 그 사이 반짝, 당찬 눈빛을 내쏘고 이내 거둬들인다.
“언제부터 요트에 관심이 있었어요?”
“중1때 체육선생님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체력테스트를 하셨는데 제가 남자애들보다 달리기도 잘하고 근력이 좋다고 우리학교에 있는 요트부를 권하셨어요”
“그럼 운동 시작한 지 2년 반 정도 밖에 안됐네요”
그렇다고 답하며 운동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전국요트대회 중학부문 은메달을 따와서 요트가 엄청 수월한 운동인줄 알았다는 이 양의 아빠 이상훈씨가 한 마디 거든다.
요트라는 운동이 왜 좋은지 묻는 질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이 양은 이렇게 답했다.
“처음엔 요트가 코치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만 하는 운동인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노를 저어 승리하는 그런 운동인 거예요. 그래서 제 성격과 딱 맞아요”
자기주장이 강하고 한 번 목표가 서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이 양에게 인내심과 근성이 요구되는 요트야말로 꼭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의지가 강한 이 양은 2016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중학생 요트부문에서 영예의 금상을 차지한다.
혹시 자신의 당찬 성격이 운동에 도움을 준 면이 있냐고 묻자, “코치님이 종목을 정해주고 따라 달라 했을 때 제가 고집을 꺾지 않고 주장해서 경기에서 이긴 적이 있었어요”라고 말한다.
전교생 52명의 작은 규모로 6명의 요트부원을 양성하고 있는 하서중학교의 자랑거리이기도 한 이여경양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요트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함께 시작한 2명의 친구가 체력훈련이 힘들어서 포기한다 했을 때, 이 양도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고 한다.
포기하고 다른 친구들처럼 여유롭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마음이었겠으나 요트가 주는 매력이 이 양의 마음을 바다에 정박된 배처럼 붙들어 매었다고 한다.
사실 평소의 체력훈련은 모항 요트장 주변을 10여km뛰는 것으로 시작하여 스쿼트 1500회,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코어·복근 운동 등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보통의 의지로는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요트를 하면서 부쩍 바람에 민감해졌다는 이 양은 바람이 적절한 날엔 바다에서 요트를 타고 바람이 없거나 심한 날엔 체력훈련을 한다.
“2017년 새해소망이 뭔가요?”
“올해 요트부가 있는 제일고등학교에 입학 하거든요, 이번 년도의 성적으로 2018년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요트는 언제까지 하고 싶은가요?”
“요트 종목이 대학으로 가면 남녀혼합이 되면서 남자부문이 유리해져요. 여자 부문이 따로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대학도 요트부문 특기적성으로 가고, 최종목표는 장래 요트부문 국제심판이 되는 거예요. 꿈이 너무 큰가요?”
“무슨 소리예요? 꿈은 원대하고 커야죠. 대한민국 요트부 여자부문을 새롭게 개척하고 꼭 국제심판이 되길 기대할게요”
현재에 충실하며 자신을 다스리는 16살 소녀의 꿈이 바닷가 파도에 실려 금빛잉어처럼 반짝거리며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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