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자기 몸을 불살라 주위를 밝게 비춘다는 점에서 희생을, 약한 바람에 꺼지면서도 여럿이 모이면 온 세상을 채운다는 점에서 결집을, 어둠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새벽을 기다리는 불꽃이라는 점에서 꿈과 기원을 의미한다. -두산백과사전에서-

 촛불-정의를 세우다

   
▲ 김경민 부안독립신문 전 대표이사
2016년 하반기 한국 국민은 유력 언론이 터뜨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듣고 보면서 작동하지 않는 여야 정치권과 잠자고 있는 다수 언론에 대한 인내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게 나라냐?”며 너도나도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10월 29일 제1차 집회를 시작으로 12월 31일 제10차까지 연 인원 일천만명이 참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의 실체로 등장, 고장난 대의민주주의 대신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주인으로서 권력을 직접 행사하고 있는 한국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집회를 해외 언론들은 경외의 시선으로 극찬하기까지 한다.
1968년 미국에서 마틴루터킹 목사 등 반전운동가들에 의해 시작된 비폭력 침묵시위를 상징하는 촛불시위는 한국인의 주요 저항 시위문화로 자리잡았다.
2002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선과 미선양을 추모하는 집회를 시작으로 2003년 부안방폐장반대,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2008년도 쇠고기 수입반대, 2009년 용산 철거민 진압참사추모 등으로 이어져 오다 이번 박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평화시민대혁명’에 이르러 그 정점에 달했다. 특히 ‘일몰 후 옥회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며 문화행사 등을 예외로 한다’는 집시법 때문에 문화제 형태로 진화한 것이 그 특징이다.
버나드쇼가 “역사는 되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우스꽝스럽게 되풀이 될 뿐이다”라고 비아냥 거렸듯이, 일부 국내 학자들은 자신을 왕으로 착각한 대통령을 탄핵한 한국의 현재 정치적 상황을 프랑스 대혁명에 빗대기도 한다.
1789년 7월 프랑스 시민계급(제3계급)은 혁명을 일으켜 파리 콩고드 광장에 국왕 루이16세와 왕비 마리왕트와네트를 끌어내 단두대에 처형하고 권력을 쟁취하였다. 하지만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은 나폴레옹에 의해, 1848년 2월 혁명은 나폴레옹 3세에 의해 군주정으로 되돌아가는 반동 시대를 연출했고 1871년 파리 코뮌도 프로이센에 짓밟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도 1960년 4.19 혁명의 과실은 5.16 군사정권이, 1987년 6월 항쟁은 정치인과 재벌이 그 과실을 가져갔다. 그리고 혁명의 주역인 국민은 그때마다 빈손이었다.

공정하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국가를 요구한다

1997년 IMF, 그 이십년 후 2016년 오늘! 광장에서 우리 국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이고 근원적인 개혁을 요구한다. 행정, 입법, 사법 권력의 개혁과 재벌개혁을 포함한 경제 민주화를 요구한다.
E. H. 카아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규정했다. 국민의 투쟁의 결과물이 다시는 반동으로 회귀하는 것을 우리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은 정당, 관료, 재벌, 언론, 법조, 금융, 교육, 교회 등의 1% 그룹이 상층부를 이루고 있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사회 구조다. OECD 국가중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을 비롯, 노인 빈곤률, 청소년 자살률, 비정규직 등 이루 셀 수 없는 나쁜 부문에서 대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음을 볼 때 “이게 사람사는 세상이냐?”라고 반문할 수밖에 없다.
1%의 특권층 10%의 최상층 외에 90%의 국민은 희망이 없다. 금수저, 흙수저 각자도생, 갑질문화 헬조선의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이러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은 정치가 권력과 금력을 배분하는 기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력은 개혁을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머뭇거린다면 우리 국민은 박대통령의 탄핵을 넘어 의회 권력, 사법 권력의 해체를 요구할 것이다.
중앙정부 상황만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불통, 무능, 부패는 이미 그 경계를 넘어선지 오래다.
광화문 광장의 촛불이 지방정부의 청사로 옮겨지기 전에 도덕과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민생 우선으로 백성을 하늘같이 모시겠다는 동학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수들이 선정한 2016년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군주 즉 지도자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즉 백성이 배를 띄울수도 있지만 배를 엎을 수도 있다는 뜻)’를 잊지 않아야 한다.
2016년을 보내면서, 그래도 다시 한 번 2017년, 희망이여!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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