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희 부안향교 인성예절지도강사
좌우명(座右銘)은 ‘자리 옆에 갖추어 두고 늘 가르침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좌우(座右)의 한자의 뜻은 ‘좌석의 오른쪽’ 혹은 ‘가까운 옆’이란 뜻이며 명(銘)은 ‘금석(金石)이나 기물(器物) 등에 새긴다’는 의미이다.
중국 후한 시대 최원이라는 사람이 생활의 지침이 되는 좋은 말을 쇠붙이에 새겨서 독서를 할 때 책상의 오른쪽에 놓고 매일 바라보며 생활의 거울로 삼아 반성했다는 데서 좌우명이 유래되었다. 그의 좌우명 내용은 ‘첫째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둘째 자기의 장점을 말하지 말라, 셋째 남에게 베푼 것을 기억하지 말라, 넷째 남의 베품을 받으면 잊지 말라’였다고 전해진다.
그 뒤 최원의 좌우명과 그의 생활이 세상에 알려지며, 그의 행동을 본보기로 삼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좌우명을 정하고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노(魯)나라의 환공(桓公)이 자신의 의자 오른쪽에 ‘기기’라는 그릇을 놓고 지켜보았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이 ‘기기’는 ‘기울어져 엎어지기 쉬운 그릇’을 말하는데 물을 가득 담아도 엎어지고, 물을 적게 담아도 한쪽으로 기울어, 8할 정도의 물을 담아야만 똑바로 서 있었다고 한다. 환공은 이 그릇을 보며 늘 자신을 경계했다고 한다.
사람은 직위가 높을수록 경계의 대상이 되기 쉽고, 돈이 많을수록 세인의 원망의 대상이 되기 쉽다. 따라서 직위가 오를수록 고집을 줄이고 자기를 낮추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돈이 많을수록 널리 베풀어야 한다.
최근 언론이나 메스컴에 보도되는 국정 문란 사건을 보면 국내외적으로 자괴감을 면치 못할 사건이다. 분별없고 절제없는 과도한 욕심이 재앙을 불러온 것이다. 고관대작과 대기업 회장들이 철학이나 생의 좌우명을 제대로 정하여 경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월권과 불법을 일삼아 뭇사람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옛 성현과 위인들의 좌우명을 참고하여 각성하길 바란다.
한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안정되고 평화로운 태평성대가 오기를 기원하며, 한편으로 온 국민이 자신을 경계할 수 있는 좌우명 하나쯤 새겨두고 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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