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생 가슴에 정의의 불을 당긴 당찬 고교생

 

▲ 부안고등학교 2학년 박기쁨 군

부안고 박기쁨 군이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중고생연대’ 집회중 감동적인 연설을 하여 SNS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동영상은 박기쁨 군의 연설 중에서 후반부만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부분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여 “대단한 일을 했다”, “시원하다”,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움츠리고 있었는데 오빠의 모습을 보니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반응이 SNS를 달구고 있다. 동영상 조회수는 이미 16만을 넘어섰다.
동영상에서 박군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부모세대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두 호명하면서 투쟁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였다. 그리고 정중히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여 참여자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이끌어 냈다.
박기쁨 군은 부안고 2년에 재학중이며, 평소 페이스북을 통하여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주에 집회 소식과 함께 발언자 사전 등록 일정을 확인하고, 등록 당일 일필휘지로 연설문을 작성하여, 토요일 홀로 서울로 올라가 집회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집회가 있던 날 시위를 마치고 찜질방에서 쉬면서 박군은 페이스북에 “탄식밖에 나오지 않는 이 시국 속에서 나라를 바꿔보려 목소리 높이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나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분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과 깃발을 들고 연설과 행진을 오후 2시부터 8시 남짓까지 진행했다”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정작 그 날은 깊은 좌절감도 맛보았다고 한다. 목에서 피냄새가 나도록 구호를 외치며 서울 시내를 따라 시위했지만 시위가 끝나고 나니 허탈함이 몰려 왔던 것이다. 내가 뭘 한들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바뀔 것인가라는 무력감이 밀려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페이스북에 난리가 났다고 한다. 특히 자기보다 어린 후배들이 자신의 발언 모습을 보면서 힘을 내어 자기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글을 보내왔을 때 벅찬 감격을 맛보았다고 한다.
겁이 남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참여한 이유가 바로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작은 불씨라도 되고 싶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한 학생은 “지방에 있는 학생으로 분노를 하면서도 뭘 해야 할 지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오빠의 동영상을 보면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런 메시지들 속에서 비로소 “집회에 참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1학년 때까지는 공부에만 집중했으나 점차 지금 같은 사회 환경에서는 공부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시간을 내어 철학책을 읽고 있다고 한다. 박군의 용기있는 행동은 자기 생활에만 빠져있는 어른들에게도 부끄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많은 어른들은 그런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한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좌절의 순간 박군 스스로 다짐하며 적은 다음 글귀는 깊은 울림을 준다.
“보기에는 오늘의 시위가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바뀌지 않는다. 나는 오늘 바꿔보려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봤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오늘의 외침이 역사의 한 줄이, 민주주의의 자양분이 되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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