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 영상테마파크서 촬영중"궁궐 내부 촬영 가능해 영상밀도 높아져"

지난 29일 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제작 이글픽쳐스-씨네월드)의 야외 촬영이 한창 진행중인 부안영상테마파크.
‘징한 세상, 한판 놀다가면 그 뿐’인 광대들이 그들의 궁중 거처인 희락원(喜樂院)에서 목숨을 건 공연을 한다. 조선시대 광대 장생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감우성씨가 5m 높이의 외줄을 타며 연산군(정진영 분)의 폭정을 희롱하는 장면을 대역없이 소화해 낸다.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강성연 주연의 사극 ‘왕의 남자’는 지난 6월1일부터 클랭크인에 들어가 현재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촬영하고 있다. 현재 촬영 진척도는 80%정도로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영화사측이 영화 홍보를 위해 기자회견을 연 것.

영화 ‘왕의 남자’는 연극 ‘이(爾)’의 원작이다. 2000년 초연한 이 작품은 왕으로부터 ‘이(爾, 너)’라고 불리며 사랑을 받았던 공길이 권력의 맛에 취해 자신의 본질을 잊지만 결국 광대 본연의 풍자정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에 반해 영화는 연극의 주인공인 공길이 아닌 그의 동료 광대인 장생에게 초점을 맞춰 더욱 방대한 스케일과 궁의 음모, 계략을 보여준다. 극중 인물 중 유일하게 허구의 인물인 장생은 왕도 줄 위에서 보니 별 것 아니라고 말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광대. 장생 역의 감우성은 ‘조선시대에 태어나면 어떤 사람이었겠냐‘는 질문에 “원래 몸을 쓰는 일에는 자신이 있다”면서 “아마 그때 태어나도 광대나 환쟁이가 아니었을까”라고 말해 배우로서의 당당한 면모를 보였다.

연산군 역은 이준익 감독의 또다른 영화인 ‘황산벌’에서 김유신 역을 소화해 낸 정진영이 맡았다. 정진영은 “연산군의 감정의 폭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자신의 느낌을 많이 따라간다”면서 영화에 몰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또 “커다란 덩어리가 느껴지는 영화”라면서 영화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신인 이준기씨는 이 영화에서 남사당패 공연에서 여성역할을 하는 광대 ‘공생’ 역을 맡아 중성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영화사측은 “기존에는 궁 외경만 촬영하고 실제 궁안은 실내 세트장을 활용해야 했으나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는 궁궐 내외부 촬영이 모두 가능해졌다”며 “기존 사극물보다 훨씬 밀도있는 영상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개월 남짓 부안에 머물며 촬영을 계속하고 있는 이들 세 명의 남자배우들은 “여름 내내 모기에게 ‘헌혈’해 가며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인근에 있는 체력 단련장에서 사이클과 조깅은 물론 틈나는 대로 낚시도 즐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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