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치긴 했다
오팔 년 개띠 쉰여덟 낫세에
콩밭이 하나님 이기라도 한 냥
한여름
그 땀의 바다를 통성 기도하며
건너기야 했다마는
그렇다고 그렇게 더위 먹은 듯
한고랑 맬 때마다 한잔씩 들이킨

그놈의 술잔을 또 붙잡고 시방

눈물이라도 글썽거리려는 거냐
날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주먹질도 그만 좀 하고
말이 좋아 워킹홀리데이지
남의 나라로 품팔이 간 딸들도
이제 돌아온다니 너도
딸들 보기 부끄럽지는 않지 않느냐

벌써 시원한 처서가 낼 모래다
포트에 배추종자 넣고 거름 넣고
밭 갈아 놓자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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