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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의 주민참여예산제에 녹아들어야 할 세 가지 원칙
  • 오관영 좋은예산센터 이사
  • 승인 2016.10.0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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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관영 좋은예산센터 이사
최근 주민참여를 강조하는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주민참여가 구호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모름지기 주민참여라 하면, 참여의 개방성, 권한 부여, 투명성이 원칙과 기준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주민참여의 대표적인 제도인 주민참여예산은 지난 2011년 법제화된 후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참여예산운영조례’를 만들고 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설문조사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의 개방성과 권한, 그리고 투명성의 문제이다.
참여의 개방성이라 함은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싶은 사람들은 제한 없이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같은 것을 하나 만들어 놓고 이곳에서 시민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은 매우 폐쇄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라 하겠다. 누가 이들에게 전체 시민의 대표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 시민의 대표성이라는 점에서는 선출직 공직자들이 더욱 적절하다. 이들은 나름대로 선거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표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시민참여는 이렇듯 폐쇄적이어서는 그 원래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다.
부안군의 경우 “부안군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와 시행규칙”을 살펴보면 제2조(용어의 정의)에서 “주민”이라 함은 “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자와 군에 영업소의 본점 또는 지점을 둔 사업체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서울 서대문구는 주민을 “구에서 일하고, 배우고, 활동하는 사람”로 정의한다. 즉 부안군에서 주소를 두고 있지 않더라도 일하는 사람이나, 학생, 단체의 활동가 등 모든 사람이 주민인 것이다.
부안군은 주민참여위원회의 구성 또한 폐쇄적이고 규모도 작다. 제3조(위원회의 구성)에는 “예산 및 행정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과 그 밖에 군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으로 “15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참여예산이 활성화되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위원회의 과반수이상을 공개모집을 통해 구성한다. 공개모집을 통해 누구나 위원이 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공개모집 된 인원이 많으면 공개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권한의 문제도 주민참여에 있어 중요한 하나의 원칙이다. 권한 없는 참여는 참여를 매우 형식화시킬 뿐이고 참여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부안군 주민참여예산조례안들의 내용들은 실질적인 참여예산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참여예산은 의견의 수렴도 중요하지만, 결정권을 참여한 시민들에게 부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참여와 권한은 나란히 굴러가는 두 개의 수레바퀴와 같다. 이 둘 중 하나가 빠지면 다른 하나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수렴된 주민들의 사업 중에 어떤 사업이 보다 많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인지 참여예산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라면 굳이 참여예산을 안 해도 된다. 참여예산을 참여예산답게 하는 것은 주민이 제안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명성은 참여의 행위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하고 결정을 하더라도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그 결정이 결코 도덕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없다. 반면, 누가 참여하든지 그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그 결정은 오히려 보다 높은 도덕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민참여도 투명한 공개를 통해, 비록 전체 시민이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전체 시민의 이익 즉 공익을 고려한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부안군의 예산을 살펴보면 올해 주민참여예산에 쓰는 예산이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참석 수당”으로 7만원씩 15명의 위원들에게 2회 지급하는 2백10만원이 전부이다. 즉 주민참여예산위원회 회의를 두 번하는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학교, 워크숍 등의 활동, 보다 많은 주민들이 주민참여예산을 알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설문조사, 홍보비, 찾아가는 예산학교 등의 활동에 대한 예산은 한 푼도 없다. 
부안군청의 홈페이지를 살펴보아도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정부3.0 정보공개”- “행정정보공개”에 “예산편성에 바란다.”라는 게시판이 하나 있을 뿐이다. 제안된 주민의견은 하나도 없고 2013년에 기획감사실에서 올려놓은 “예산편성방향 설명회자료”가 하나 달랑 올라와 있다.
주민 참여의 세 가지 원칙-공개성, 권한 부여, 투명성에 비쳐보면 부안군의 참여예산이 대단히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안군의 예산은 올해 1차 추경기준으로 4천7백억원이나 된다. 이 돈은 누구를 위해 쓰는 것인가? 당연히 부안군민을 위해 쓰는 것이다. 즉 부안군의 예산은 모두 부안군민을 위해 쓰는 것이니 부안군민에게 어떠한 사업이 필요하지 물어보자는 것이 주민참여예산이다. 예산편성권자인 부안군수가 부안군민에게 제대로 물어보고 쓰기를 기대한다. 

오관영 좋은예산센터 이사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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