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에너지 작은 실천은 에너지 절약부터

지난 3월부터 대안에너지에 관심 있는 몇 명의 주민들이 모임을 가졌다. 핵발전소를 줄이려면 작은 실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무렵 견학을 한번 다녀오거나 교육을 해보자는 의견들이 있었으나 지난달 29일에야 그 현장을 다녀 올 수 있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관심’있는 사람들이 갔기 때문에 굉장히 진지한 모습들이었다.

예정대로 처음 도착한 광주 광역시청사. 새로 이전한 청사는 아주 넓고 깨끗했다. 그날 학습은 시의회 주차장에서부터 학습이 시작됐다. 100KW가 설치된 주차장은 모듈이 지붕위에 고정되어 있는 고정식이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고 있다는 김광운씨의 안내에 따라 청사 안으로 들어가 시청의 에너지 담당 직원을 만났다. 공무원 신분으로 대안에너지에 관심갖고, 시의 정책에 반영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요즘 우리 부안 분위기(핵폐기장 유치 홍보 비즈링 건)와는 사뭇 달라, 마치 다른 세상 같아 보였다. 지자체에서 이런 일들을 기획하고, 환경단체가 함께 한다는 광주는 정말 부러운 곳이었다.

담당자와 면담을 마치고는 신향등이라는 마을로 향했다. 신향등 마을은 64가구가 사는 이주된 마을이라고 했다. 비슷하게 지어진 단독주택들의 지붕위에는 비슷비슷한 모듈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원래 가까운 앞동네(향등마을)에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향등마을에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섰고, 시에서는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주민들이 이 터로 이주해 오면서 지금의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했다고 한다. 전지판 설치에 드는 비용은 정부에서 70%, 시에서 15%, 나머지 15%는 자기 부담이다.

물론 태양광으로 얻은 전기라고 해서 공짜는 아니다. 안내자 김광운씨는 점심시간을 아껴가며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사람들이 태양광으로 얻은 전기는 공짜인 줄 알고 낮에도 불을 켜놓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대안에너지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속에서 절약이 우선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은 식당 역시 3층 건물로, 우리는 지붕 위로 올라가서 직접 설명을 듣고 시설을 구경했다. 계량기에를 통해 햇볕이 따가운 한낮이라 전기가 생산되고 있는 것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세 개의 계량기 중 주택용 2·3층은 거꾸로 돌고, 1층 식당은 제대로 돌고 있었다. 즉, 전기가 남는 곳은 거꾸로 도는 것이었다.

갈 길이 먼 우리는 서둘러 조선대학교로 향했다. 실험중인 설비들이 여기저기 놓여있고, 국내산이나 수입산이 정상으로 작동하고 전기를 많이 만들어내는지를 실증하는 곳까지 노력하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조선대를 빠져나오는 도중에는 기숙사 2동 지붕위에 설치한 전지판을 볼 수 있었다. 그곳은 52Kw를 설치해서 전체사용량의 10%를 태양광전기로 사용하고, 온수는 30%를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L시스텍이란 중소기업을 방문하니, 벌써 오후 3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모든 직원들이 하나같이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첨단산업단지 안에 있는 이 회사는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태양광전지판을 취급하고 연구하는 회사답게 마당에는 5Kw짜리 추적식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위엄을 자랑하며 서 있었다. 그곳에서 부사장과 한참을 면담했는데,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먼저가 되어야지, 경제적 이익만 따지면 그렇게 남는 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견학을 다녀오는 길, 너나 할 것 없이 차안이 몹시 더운데도 에어컨을 끄자고 아우성쳤다. 에너지절약이 우선이라는 교육이 효과가 있었다며 모두 함께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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