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 방파제를 걸었어요.
벼랑 아래 낙엽들이 모여 있네요.
매일 조금씩 더 많이 모여요.
여름에는 여기 낙엽이 별로 없었어요.
조금씩 생기는 마른잎들은
바닷물이 들고 나며 다 쓸어갔지요.
바다가 쓸어간 이 나뭇잎들은
지금 저 바닷물 속에서 뭐하고 있을까요?
요즘 조금씩 늘어나는 저 낙엽들을
보면서, 조수간만의 차이도 느끼고
아! 정말 가을 이구나... ... 합니다.
보름사리 지나고 며칠 되었으니
밀물이 조금씩 덜 들어오나봐요.
물이 들었던 끝자리에
낙엽들이 줄줄이 모여 있어요.
전에는 물결에 떠밀려온 조가비들이
그 자리에 줄지어 누워있었는데
요즘은 그위에 낙엽들이 얹혀 있네요.
파도가 찰랑거리며 쓸어모은 낙엽들을
다음 파도가 미치지못해 그만
놓쳐버린 거지요.
엄나무, 아카시아, 산벚, 자귀나무,
덩굴보리수나무... 등등
요즘 벼랑 위 산에서 잎색이 조금씩
변하고있는 나무들 이지요.
엄나무는 벌써 노란 잎을 많이 날렸어요.
한쪽에서는 점점 빨개지는 담쟁이 잎들이
벼랑바위를 석양처럼 물들이기도 해요.
이 담쟁이들은 한여름에도, 초여름에도,
초록색 잎들 속에서 한두잎씩 빨개지며
내맘을 아리게 하기도 했지요.
아~ 세월이 가는구나...
쟤는 아직 새잎을 내는데 너는 벌써
단풍이 드는구나... 하는 마음에
그 이른 늙음이 안스러웠거든요.
나이 들면 이런 쓸데없는 생각에
마음 아프기도 한답니다.^^
숲에서는 낙엽들의 쓰임새가 아주 중요해요.

겨울에는 부드러운 낙엽층으로
숲바닥을 따뜻하게 덮어주고요.
탄소의 저장고가 되기도 하구요.
버섯이나 균들 미생물들의 놀이터도 되구요,
숲의 생물살이에 요소가 되지요.
그런데 바다물속의 낙엽은 뭐 할까요?
내 머리속에서는 만화속 그림처럼
게가 물고 다니거나
고동이 깔고 앉아있는 것 밖에
떠오르는게 없어요.
이런 쓸데없는 걸 궁금해 하면 뭐 할까요?
나는 이담에 더 늙으면 뭐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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