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일 의회에선 무슨 일이···

핵폐기장 유치신청 여부를 결정짓는 부안군 의회의 마지막 회의가 지난 19일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하고 얼마 안돼 의사일정이 문제가 됐다. 19일 하루만 하느냐 22일까지 4일 동안 여느냐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당초 의회 홈페이지에는 19일 하루만 여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운영위원회(의장 김희순)는 22일까지 의사 일정을 4일간으로 늘려 놓았다. 여기서부터 파국은 시작됐다. 장석종 의장이 “운영위원회와 협의한 바와 같이 4일간 (회의를) 여는데 이의가 없으므로 의사일정은 가결됐다”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박병진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박의원은 “회기일은 19일 하루로 알고 있다”며 “22일까지 4일 동안 할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19일 하루 동안 다 처리해도 된다는 주장이었다. 회의 진행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의가 있다고 했는데 왜 마음대로 의사봉을 두드리느냐고 장의장에게 따져 물었다.

또 최서권 의원이 회의가 시작되기 며칠 전 사라진 것도 이유로 제기됐다. 최의원은 회기 며칠 전 사표를 제출했고 장석종 의장은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진 의원은 “민감한 때에 최서권 의원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출석을 한 뒤 논의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최훈열 의원도 동조 발언을 했다. 결국 장의장은 회의시작 5분여만에 “원만한 의사 진행”을 이유로 정회를 선포했다.

사실 유치 반대쪽 의원들에게는 최서권 의원의 처리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작용했다. 그리고 회의를 ‘정회’로 이끈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유치 찬성의원들의 당황한 모습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반대 의원들은 차례로 자리를 떠났고 결국 찬성의원들은 장석종 의장의 퇴장을 막았다. 어떻게든 회의를 속개시키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였다. 그리고 3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시30분께에 장의장과 찬성의원들은 22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잠시 뒤 장의장은 산회를 선포했다.

22일 회의는 반대 의원들의 보이콧과 찬성의원들의 무리수로 진흙탕이 됐다. 양쪽 모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찬성의원들은 이날 유치신청 동의안을 처리해야 했고 반대의원들은 수적 열세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날 6명의 찬성의원들이 오후에 단독으로 연 회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잡음을 냈다. 처음 시작과 안건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운영위원장인 김희순 의원의 개회선언을 했고 바로 임시의장으로 김형인 의원을 선출했다. 의사봉을 받은 김형인 의원의 진행으로 6명의 유치찬성 의원은 최서권 의원의 사퇴서와 의장?부의장 불신임안을 비공개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방폐장 유치동의안은 두 차례에 걸쳐 의결하는 헤프닝을 벌였다. 처음 막힘없이 통과됐던 유치동의안의 의사일정이 지난 19일 하루로 잡혀 있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처음부터 다시 동의안 의결 과정을 밟았다. “차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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