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섬이다. 섬은 밥이다”
부안 출신 송과니 시인이 첫 시집 ‘도무지’에 이어 새로운 시집 ‘밥섬(시산맥사 발행)’을 세상에 내놨다.
제목이 없는 산문체의 시 55편과 앞뒤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각각 붙어있는 독특한 형식이다.
시인은 작품 전반에 걸쳐 <오오>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자신의 시세계와 세계관을 드러낸다.
일테면 “<오오>는 / 바람의 기분상태 살피며 물의 발짓에게 희,로,애,락의 합체인 사분음표의 항해를 부탁한다” 라든가 “<오오> 죽임도 인생이다. 그러니까 육신이다”라는 식이다.
시인 문정영 이를 두고 “<오오>의 실체는 무엇일까”라고 자문한 뒤 “결국 유년의 순수이며, 시인의 철학이며, 사유이며, 다 비워내고 그 비워낸 빈자리에 앉아 있는 공허이기도 하다”라고 규정한다.
또 시인 이기와는 <오오>에 대해 “캐릭터가 아닌 감탄사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55편의 시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오오>는 삶의 전면에서 행위와 경험을 주도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보여 지기에 화자이기도 하고 시인 자신이 되기도 한다”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시집 말미의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은 정통사단의 순리를 거스른 돌연변이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짙다. 어쩜 시인은 그것을 의도했는지도.... 기존에 발간된 통념적 시집들과 비교해 볼 때 그의 이번 시집은 파격이고, 낯설고, 생소한 경험의 태풍이다. 교묘하게 언어와 문맥을 비틀고, 도치시키고, 생략하고, 비약하고, 교란시키는 역행의 심리가 그의 시를 창조한 혁명적 무기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부안 출생의 송과니 시인은 백제애술대학교 극작과를 졸업하고 수주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우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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