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5일 저 멀리 네팔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 8,000여 명이 사망한 거대한 재앙이었다. 너무 큰 재앙이어서 아직도 복구가 안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쉽게 복구될 것같지 않다. 머나 먼 나라에서 일어났고, 이제 시간이 1년이 지나서 사실상 우리에게 잊혀진 네팔 대지진을 새로이 언급하는 것은 지구촌 시대에 부안에서도 그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네팔에서는 100만원이면 작은 집을 하나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인연의 끈이 부안에 닿아서 네팔 돕기 성금 100만원을 요청받아서 기꺼이 그 미션을 수행한 사람들이 있다.
- 힘들게 일해서 성금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마실축제 기간 내내 김밥과 어묵, 그리고 떡볶기를 팔아서 마련했어요. 1,000원짜리 김밥을 만들어서 팔았으니까 이윤이 많이 남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많이 팔았어요. 김밥에 들어간 쌀이 150kg이었고, 떡볶기에 80kg이나 돼요. 어묵도 큰 봉지로 80봉 정도를 팔았구요.”
1,000원짜리로 팔아서 100만원을 팔려면 1,000개를 팔아야 한다. 매출이 그런 것이고, 수익이 100만원이 되려면 도대체 얼마나 팔아야 하는 것일까?
- 아니 왜 그렇게 힘들게 했어요? 좋은 취지로 하는 행사니까 좀 비싸게 받아도 되지 않았나요?
“축제기간 동안에 비싸게 팔아서 바가지 상혼의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가격은 1,000원으로 정했죠. 그런데 좋은 취지라며 부실한 걸 먹으라고 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좋은 재료를 충분히 넣었어요. 그래서 드시는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고 싶었지요. 그리하다 보니 맘 속으로는 성금을 마련하려는 생각을 사실은 일찍 버렸어요. 그런데, 축제기간 내내 엄청 잘 팔리게 됐고, 3일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해서 결국 100만원의 성금을 마련하게 된 거죠.”
- 일을 참 잘하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어떤 분들인가요?
“우리 모임 이름은 ‘기쁨 두배’라고 하는데요. 일손이 척척 맞는 사람들입니다. 작년부터 한달에 한번씩 150인분의 밑반찬 만드는 봉사를 위해서 아름아름 모인 팀인데요. 여러 번 일을 하다보니 이제 팀웍이 잘 맞아서 뭐든지 잘 할 것같은 모임이 되었네요.”
- 어떤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저 평범한 군민이예요. 농사짓는 분들도 반 정도 되고, 또 돌보미 일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고요. 매월 4째주 금요일에 모여서 밑반찬을 함께 만드는 것만 같고 다 제 각각인 사람들입니다.”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연자(57)씨는 극구 개인 인터뷰를 사양했다. 모두 힘들게 일했고, 기쁨두배라는 모임만도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도와 주었다고 한다. 그 분들을 제외하고, 기쁨두배가 모든 공을 차지해서도 안되고, 더군다나 회장 개인이 그 공을 차지해서는 더욱더 안된다며, 개인이 아닌 모임 소개를, 더 나아가 모임만이 아니라 도와주신 분 모두르 소개해 달라고 했다.
자원봉사센터 분들도 도와주셨고, 쌀을 기부해 주신 분도 계시고, 냉장고 등 도구를 빌려주신 분도 계시고, 격려차 왔다가 몇 시간 동안 김밥 말고 가신 분들도 계신다.
회원의 따님 중 하나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부모님을 뵈러 왔다가 어머니께서 봉사하시는 걸 보고 하루 종일 힘들게 함께 일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아마 그 딸은 봉사하는 어머니 모습을 많이 자랑스러워 할 것 같았다. 주변의 베테랑 같은 회원들이 봐도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평가하는 것을 봐도 그녀가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열심히 하게 했을까?
모든 회원이 여자분들이다 보니 이런 행사에서 남자의 힘이 필요했다. 그러자 듬직한 아들을 둔 회원들은 공부하는 아들을 호출하였다. 타지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아들은 교수님을 졸라 ‘휴가’를 얻어 어머니를 돕고 올라가기도 했다.
- 말씀을 듣자니, 정말 과정 자체가 ‘중노동’이었네요. 이러다가 모두 병나는 거 아니예요?
“3일동안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그것도 불을 다루는 과정도 많았는데, 한 사람도 다치는 일이 없었어요.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게 제일 감사하고, 일 힘든거야 뭐, 일할 때 암만 힘들어도 다 하고 나면 기쁨이 두 배인 걸요.”
- 오호! 그래서 이름이 ‘기쁨두배’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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