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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 지난해 8월 광주에서 열린 한신대 경제학과 강남훈 교수의 강연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 프랑스 경제학자 바티스트 밀롱도의 저서 '조건없이 기본소득'은 기본소득을 쉽게 소개한
   
▲ 제119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2009년 5월 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을 말합니다. 내수부진과 고용감소, 소득양극화 등의 문제 뿐 만 아니라 장차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를 앞두고 기본소득은 새로운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논의의 확장을 위해 지난 총선에서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자였던 김주온씨의 기고를 2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말


 

1부


나는 이번 20대 총선에서 녹색당의 비례후보로 출마했다. 타 정당에 비해 일찍부터 정책을 준비한 녹색당은 탈핵/에너지전환, 기본소득, 동물권, 소수자 인권 보장 등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했다. 나는 삶을 바꿀 정책에 대한 논의보다는 공천이나 정당 간 정치공학적인 이합집산 만이 화제가 되는 기존의 선거 풍경에 문제의식을 가졌고, 녹색당을 통해 다른 가능성을 드러내고 싶었다. 올해 만 25세로 피선거권을 획득하게 됐기도 했고, 그동안 활동해온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을 총선이라는 공간을 통해 한국 사회의 화두로 만들고 싶었다. 기본소득은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정책이며,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글을 통해 녹색당 후보로서 주요하게 이야기해온 기본소득 정책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기본소득이란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조건 없이 주어지는 현금을 말한다. 최근 이 오래된 아이디어를 현실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세계 곳곳의 소식들이 줄을 이어 소개되고 있다. 스위스는 올해 6월 5일, 월 300여만원 가량의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고, 작년 말 화제가 됐던 핀란드는 월 100만원 가량의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 외에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지자체 차원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적극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본소득의 필요성

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삶이 너무 불안하고 팍팍하기 때문이다. 빈부격차 뿐만 아니라 남녀 임금격차, 도농 소득격차 등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의 평균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1,2위를 다툴 만큼 길다. 하지만 임금이 낮기 때문에 장시간 일을 하고도 충분한 소득을 얻기 힘들다. 비정규직 계약직 노동자들은 언제 잘릴 지 몰라 불안해하고 충분히 쉬지도 못한다. 건강은 나빠지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없다.

둘째, 일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적 배경이 있다. 정부는 일자리 개수를 늘리겠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과거의 패러다임을 답습하고 있어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요즘, 총선 시기에도 물론 “청년정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정당들은 앞 다투어 청년정책을 내놓았으나 기존의 청년 정책은 대부분 일자리 개수를 중심으로 얘기 되는데 그쳤다. 이는 정보화,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라는 거대한 흐름을 고려하지 않는 대책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을 무시하고, 일자리 개수만 채우기 위해 만드는 일자리는 비정규직이나 인턴직, 계약직, 저임금 서비스직이 될 확률이 높다. 탈핵/에너지 전환을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이 있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까닭에 이 역시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는다.

셋째,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기존 복지제도에 한계가 많다. 필요한 정책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선별적, 시혜적인 복지 뿐이다. 복지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보다, 점점 줄어드는 예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나눠줄 것인가 하는 기술 정치만 발달하고 있다. 없는 사람들끼리 불쌍함을 경쟁하게 만드는 셈이다. 게다가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 노동가능여부를 증명해야만 하는 여러 장치들은 수급자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불러 일으키며 사각지대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선별적 복지 정책은 복지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더 가난한 사람, 더 불쌍한 사람으로 표현하게 한다. 온갖 서류 준비를 하다가 지쳐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으며 수급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문제다. 끊임없이 여전히 수급 자격을 유지하는지 증명해야 할뿐더러, 추가 소득이 발생하면 수급 자격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오히려 일을 하지 않는 편을 택하기도 한다.
 다음 주에 <2부>가 계속됩니다
 

김주온

전. 녹색당 20대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

김주온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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