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창의 자유로움에서 영감을 얻다"

“진짜 멋진 사람이야! 그림 그리는 것 봤는데 어찌나 멋있던지!”
심성희 화백에 대한 동네 아주머니의 평이다.
심성희(45) 화백은 하서 장신리에서 태어나 현재는 두포에서 살고 있다. 요즘 심성희 화백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 4월 3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부안군청 로비에서 전시회를 열기 때문이다.
여성문화 활동의 선구자인 매창의 삶을 자신만의 감성을 통해 해학적으로 표현한 전시회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는 대규모로 준비기간만 장장 3개월이나 됐다. 그녀로서도 처음 그리는 4m 65cm 대작이 들어간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시간분배가 힘들었다고 했다. “민화가 풍속화보다 10배 정도 시간이 더 걸려요” 인터뷰 도중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다며 팜플렛을 가져와 그림 하나하나를 설명해 주었다. 그림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해 보였다. 전시회 같은 작업을 시작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텐데 가족이 싫어하지는 않나 궁금해 물어보니 그녀의 남편은 언제나 적극적으로 활동을 응원하며 지원해줬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남편은 불만 한 번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심 화백은 고등학생 때 화실을 다니다가 원광대 미대를 나오며 그 뒤로도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그동안 크고 작은 전시회를 계속해서 열었으며 공식적인 전시회만 9회 정도 된다. 매창을 주제로 한 전시회만 이번이 6번째라고 하는데 37살 첫 전시회도 전주 공예품 전시관에서 이매창을 주제로 했다. 그중 한옥마을 부채문화관에서 연 전시회에 김종규 군수가 방문해 부안에서도 전시회를 열어줄 것을 부탁한 것을 계기로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됐다.
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방화선(부채 장인)의 부채에 매창의 삶을 민화적 기법과 수묵을 활용해 그림을 그릴 기회가 있었다. 그때 사람들이 부채에 담긴 여인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황진이냐고 많이 물어봤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부안의 이매창이다. 이매창이라는 명기가 있다. 내가 그리는 그림의 기생은 이매창이다”라고 말해줬다. 그녀의 그림 자체에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방화선 선생님이 개인 전시회를 열 것을 권했다. 그렇게 그녀의 첫 개인 전시회는 자연스럽게 이매창을 주제로 하게 되었다.  
그녀가 주로 그리는 그림은 민화지만 풍속화도 그리고 도자기를 만들기도 하고 목조에도 조예가 깊다. 그리고 퍼포먼스도 많이 한다. 평균 10m 되는 화폭에 10분에서 15분 정도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는데 작년 마실 축제 때도 기념 퍼포먼스를 했다. 그녀의 퍼포먼스는 그림 뒤에서 이뤄진다. 화폭 뒤에서 그림을 그린다. 퍼포먼스를 할 때 바람이 분다거나 빛이 있으면 작업이 힘들다고 했다.
군산 장애인 종합 복지관에서 ‘꿈을 이루다’라는 주제로 소통 콘서트를 했는데 자폐증과 지체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14m 길이에 3m 폭의 그림을 그렸다. 아래쪽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구애를 받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심화백은 테이블을 놓고 위쪽에서 그림을 그렸다. 평소 산만하던 아이들이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릴 때는 집중력을 가지고 그림을 열심히 그려 그 모습이 기특하고 참 예뻤다고 했다. “자유롭게 그리는 일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아이들이 집중도 잘하고 예쁘게 잘 그렸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작업은 처음이라 더 즐겁고 행복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픈 기념 퍼포먼스로 모델 양영주씨가 순백의 한복을 입고 심 화백이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가 있었다. 동네 아주머니 평대로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이매창을 알리고 부안을 알리는 데 노력하는 이매창을 닮은 심성희! 이번 전시회가 끝나고 나서도 자주 그녀의 그림이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김은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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