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회, 김춘진과 2324표 차, 3.03% 앞서
비례대표 득표율도 국민의당이 더민주 압도
김춘진, 텃밭인 부안내 반대세력 포용 못해
김종회, 지역갈등 수습 등 산적한 과제 풀어야
김종회 후보가 3선 중진인 김춘진 후보를 물리치고 국회의원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국민의당 김종회 후보는 지난 13일 치러진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체 유효투표수 7만7829표 중 3만5260표를 얻어 45.96%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후보는 3만2936표를 얻어 3.03%인 2324표 차이로 석패해 4선 문턱 앞에서 고배를 마셨다. 정의당 강상구 후보와 새누리당 김효성 후보는 각각 5,176표 6.74%와 3,335표 4.3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김종회 후보는 김제지역에서 2만6172표 55.34%, 부안지역에서 9088표 30.89%를 득표한 반면, 김춘진 후보는 부안지역에서 1만7768표 60.39%, 김제지역에서 1만5168표 32.07%를 얻어 지역별 득표율에서는 김종회 후보를 앞섰으나 2만8000여명이나 많은 김제 유권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같은 지역 구도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깨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전망이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김제에서 1만2070표 26.27%, 부안에서 1만700표 37.71%를 얻는데 그친 반면, 국민의당은 김제에서 2만2610표 49.21%, 부안에서 1만889표 38.37%를 얻어 더불어민주당을 압도했다. 정의당은 김제에서 4560표 9.92%, 부안에서 1997표 7.03%를, 새누리당은 김제에서 3076표, 6.69%, 부안에서 1960표 6.90%를 얻었다.
최종투표율은 김제시가 63.1%, 부안군이 60.7%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당초 소지역주의와 인물론이 팽팽하게 대립했으나, 지역주의의 벽이 워낙 두터운 데다 김춘진 후보가 ‘4선 인물론’에 힘을 실을 정도로 김종회 후보를 압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토론회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3선 중진으로서의 면모를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김춘진 후보로서는 의정활동 1위의 타이틀과 특유의 성실성, 전북도당위원장 등 선거 여건이 상당히 유리했다. 더구나 상대인 김종회 후보가 특별한 정치적 이력이 없는 신인이어서 선거 초반에는 지역간 인구격차에도 불구하고 해볼만 하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지난 19대 때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최규성 의원에 패배한 뒤 성실하게 발품을 팔며 꾸준히 바닥 민심을 훑어온 김종회 후보를 만나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특히 부안 정가에서는 김춘진 후보가 지난 12년간 국회의원 직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부안지역 내 반대세력에 대한 정치적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패인의 하나로 꼽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6기 지방선거 때 여성 비례대표 군의원 선출과정에서의 잡음 등 김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손익에 따라 지방정치에 개입했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일부 소외세력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는 결국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에 김종회 후보를 도운 부안 정가의 일부 인사들은 김종회 후보의 당선보다 김춘진 후보의 낙선에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다.
이밖에도 선거 막판 광주·전남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국민의당 바람도 일정 부분 이번 선거의 판세를 굳히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당선증을 거머쥔 김종회 당선자는 평생 공부해온 인문학을 바탕으로 우직하게 외길을 걸어온 점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성 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로부터 참신하다는 면에서 주목을 받은데 이어 성실성과 부지런한 성품도 후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당선자가 김춘진 후보에 비해 불과 2324표 차인 3.03% 우위의 신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그의 정치적 노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과도 맥을 같이 한다.
무엇보다 본지가 주최한 토론회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함이 우선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자신의 공약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논리의 빈약함 등을 자주 노출해 유권자들이 김 후보에게 아직 미더움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곧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 김 당선자는 부안·김제의 지역대표로서 주민들의 자존심에 누가 되지 않도록 품격과 실력을 두루 발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김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소지역주의의 덕을 일정 부분 본 부분이 없지 않은 만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안지역 민심을 다독이고, 두 지역 간의 갈등을 치유하는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김종회 후보 캠프 관계자의 음식물 제공 사건이나 김춘진 후보 폭행 사건 등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어, 이같은 의혹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통해 유권자들의 의구심을 풀고 의정활동에 전념해야 하는 숙제도 발등의 불이라는 지적이다.
김 당선자는 당선 직후 배포한 당선소감을 통해 “부안군, 김제 시민 여러분과 함께 쓰러져가는 지역경제를 반드시 일으켜 세우겠다”면서 구체적으로 “첫째, 사람을 위하는 민생정치의 새로운 물꼬를 열고, 둘째, 기회의 땅 새만금을 발판 삼아 지역발전의 문을 더 크게 열며, 셋째, 복지와 일자리창출을 통해 남녀노소 지역주민 행복을 이끌 새로운 디딤돌을 놓겠다”고 약속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지역 갈등을 의식한 듯 “함께 해주신 그 열정을 이제는 지역발전에 모아 달라”면서 “선거과정을 함께하신 김효성, 김춘진, 강상구 후보도 앞으로 부안군 김제시 발전에 저와 함께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