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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
   
▲ 살려내라, 백남기 농민을!
   
▲ 한 참가자가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참가자들이 마치 가장무도회를 방불케 하는 각양각색의 복면을 쓰고 있다.
   
▲ 지난 12월 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과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5만여명이 넘는 농민·노동자·시민들이 참가했다.
본지는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과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부안군 농민회를 동행 취재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편집자 말

춥고 궂은 날씨가 연일 계속되더니 12월 5일 아침 날씨는 보드라웠다. 오전 9시 30분 부안 예술회관에서 출발한 버스는, 이렇다 할 교통체증을 거치지 않고 오후 2시경 서울시청 앞에 도착하였다. 00연대, 00군 농민회 등 각양각색의 깃발들이, 참가한 회원들을 인솔하고 광장에 모여들었다.
서울 시청앞 광장은 썰매장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다소 어수선했다. 진도군농민회에서 올라온 풍물패가 소리를 높여가며 농민참가자들을 반겼다. 본행사장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개혁에 항의하는 민주노총의 사전 집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참가자들의 상당수가 얼굴 전면, 혹은 눈 주변을 가리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이른바 IS(아이스~ㄹ)와 민중집회 참가자들을 동일시하는 발언에 대한 조롱의 표시라는 사회자의 안내발언이 이어졌다.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노동자들뿐만이 아니었다. 농민 참가자들 상당수도 단체별로 준비한 듯한 가면을 쓰고 있었고, 세월호 유가족,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 성 소수자, 풀무원의 물류하청업체 종사자들 등 집회에 참가한 많은 그룹들이 각양 각색의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백남기농민쾌유와 국가폭력규탄”을 주제로 1부, 2차민중 총궐기· 2부, 범국민대회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2차 민중 총궐기 집회는 박근혜정부의 노동시장개혁에 대한 노동계의 반대 목소리, 밥쌀용 쌀수입으로 쌀값하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분노가 각종 퍼포먼스와 결의문, 11대 요구사항으로 정리되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은 “쌀값이 개사료값 보다 싸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1차 총궐기 때 백남기농민상해와, 2차 민중 총궐기 집회불허에 항의하는 국제사회의 규탄이 확산되고 있으며, 1만 3천여통의 항의편지가 청와대에 전달되었고, 30여 개 국의 노동, 인권 단체들이 한국 민중의 총궐기에 공감 연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사회자가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썰매장 공사로 반밖에는 공간이 없는 시청광장이 꽉 차고, 인도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불어나자 사회를 맡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찰에게 차도개방을 정당하게 요구했다. 경찰은 이를 받아들여 4시30분 경에는 인근의 차도가 모두 인파로 가득 찼다. 당초 1만명 정도로 예상되던 참가인원은 이미 4만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2부는 백남기농민의 쾌유를 기원하고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백남기 농민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카돌릭농민회 여성회원과,  민변 변호사 박주민, 세월호 대책위 416가족협의회 유경근회장의 연설이 이어졌다. 12월 5일 집회금지 취소 소송을 제기했던 민변 박주민변호사는 ‘중구난방’이란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 ‘대중의 입은 막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물대포를 앞세워 군중의 입을 막으려 하나 결국 실패했다”고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폭력에 항의했다. 유경근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다. 침몰하는 배에서 자기들만 살겠다고 빠져 나간 선장이나 선원과 지금의 위정자 집단이 다르지 않다”며 끝까지 진실규명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의 “진실은 결코 막을 수 없다”는 격앙된 어조의 평화행진 선언으로 거리 행진이 시작되었다. 시청 앞에서 청계천과 종로를 거쳐 서울대 병원까지 3.3㎞를 행진하는 꽤 먼 코스다. 이미 해도 졌다. 1차 총궐기 때 시위대를 막아서던 차벽이나 물대포는 보이지 않았다.
종교계에서는 평화집회 성사를 기원하는 카네이션을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경찰과 부딪힐 가능성이 있는 대목마다 안내 요원을 배치해 두어 경찰과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도 가급적 경찰과 마찰을 빚지 않으려는 집단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신 가면과 다양한 손팻말을 통해 의사를 표출하였다.
7시경 서울대 병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 쾌유를 기원하는 촛불집회와 정리집리집회를 진행하였다. 백남기 농민의 큰 딸인 백도라지씨와 막내딸인 백민주화씨가 참가하여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백민주화 씨는 “울지 않고 말하려 했는데 이렇게 눈물이 나오네요. 하지만 이 눈물은 아버지의 아픔을 슬퍼하는 눈물이 아니라 여러분의 걱정과 기도에 감사하는 눈물입니다”라며 울먹였다.
8시 30분경 모든 집회가 끝났다. 평화집회를 성사시킨 참가자들 속에서는 ‘오늘은 경찰과 부딪히면 안 되는 날이야. 속상해도 참고, 분해도 속으로 삭이자’는 마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유재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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