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을 맞아

뻔뻔하고 싶다. 아니 많이 뻔뻔해졌다. 그러나 더욱 더 뻔뻔스러워져야겠다.
성격상 쉽지 않을 듯하지만, 열정을 다하는 동료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다져진다. 주변에 신문 구독을 권하면서, 한 달 구독료 육천 원이라는 말이 쉬이 나오지 않는다. 흔쾌히 승낙을 해 주어도 왠지 빚 진 느낌이다. 그래도 묵묵히 가야할 길이다.  최근 몇 년새 정부가 언론사에 정책 관련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예산을 지급하는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 기사들의 논조는 자연스럽게 정부의 추진 방향과 일치할 수밖에 없어, 정부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의 핵심 기능이 실종되었다. 물론 이미 기업으로부터 광고를 매개로 홍보성 기사를 양산하던 신문들이 정부의 달콤한 사탕에 춤을 추는 형국이다. 자본과 권력에 완전히 종속되어 한통속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에 국민들은 갈팡질팡 길을 헤매고 있다. 
신문이 유료구독으로 운영되는 정론지가 되어야 하는 절박함이 여기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신문이 되거나 사이비 노릇을 벗어 날 방도가 없다. 다행히 부안독립신문의 유료 구독률은 전북 지방 일간지들에 견주어 상위권이고 그 증가 속도가 호전되고 있어서, 곧 유료구독만으로 운영되는 전국 최초의 지방지가 될 희망이 보인다.
그럼에도 가끔은 '인구 6만이 버거운 지방 소도시 변방에서 매번 적자를 메우고, 잡일을 하고, 원고를 쓰고, 유료독자를 확보하면 세상이 변하나?' 하는 마지막 의문의 꼬리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맞다.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드러내지 않으면 희망도 사라질 것이다. 과거와 같은 독재는 아니지만 오히려 변형된 폭력과 억압은 일상의 굴욕적 삶을 강요한다. 먹고 살기는 나아졌다는데 사람들 표정은 더 많이 어둡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제 목소리를 내는 언론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지점이다. 아무리 소외되고 관심 밖에 있지만 옳은 소리는 메아리처럼 파급되며, 부안독립신문의 목소리가 아니어도 제2, 제3의 정론지가 탄생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많아졌다. 역사가 되고 증거가 되고 살아남는다면 분명 변화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힘들더라도 소중한 공공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열정을 가지고, 뻔뻔하게 보일지라도 더욱 강요하자는 것이다. 부안에서 독립신문이 제 역할을 다 하여, 인구 6만이 60억원 정도의 세금 낭비만 막아도 군민 일인당 10만원 꼴의 셈이 드러난다. 4대강 자원외교로 낭비한 수백조원도 언론의 책임이 많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제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 더욱 필요하다. 부안 인구 6만에 적어도 6,000명 정도는 신문을 구독해야 마땅하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좀 더 뻔뻔해지기로 했다. 먼 길처럼 보이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곱씹는 미련은 가지지 않으려 한다. 부탁할 때마다 공욕(公慾)을 상기하고 되새겨 본다. 소수의 행복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욕(公慾)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외쳐본다. "한발 더 전진하려합니다. 같이 갑시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