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22일은 부안독립신문이 창간호를 발행한 날이다. 이제 열한 살이 되었다.    “부안의 소식에 가장 정통한 신문, 부안의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짚어내고 방향을 제시하는 ‘부안의 신문’이 되겠다”라는 창간취지를 창간호에 새겨 넣었다. 
창간취지에 밝힌 것처럼 ‘그동안 신문은 제 역할을 했는가? 지금은 하고 있는가?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고민과 노력은 계속하면서도 오늘은 남정수 부안독립신문 전 대표이사를 만나 대표 재직시절 4년간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람들이 나를 ‘클릭!이사람’코너에 소개한다고 하면 ‘지들끼리 뭐하는 짓이여…….’하고 욕하지 않을까?” 남정수(58) 부안독립신문 전 대표가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친다.
 “창간 당시에는 올바른 지역신문에 대한 욕구가 대단했지요. 기존의 지역신문에는 한수원의 광고와 함께 핵폐기장 유치의 장점이나 당위성에 대한 기사가 계속 올라왔으니까…….”
남 전 대표는 처음에는 신문무료배포나 독자확보를 위한 홍보활동 같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독자위원회,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라는 중책까지 맡게 되었다.
“뒤에서 비판만하는 것은 쉽죠. 하지만 대안을 제시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렇다고 회피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하니까 대표이사라는 자리까지 맡은 것 같네요. 지금의 시장상인회 대표라는 자리도 비슷한 경우고요…….”
처음 신문사 일을 도울 당시에는 사람, 돈, 열정…….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어 쭈~욱 잘 될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도무지 앞이 보이질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고 되돌아 봤다. 아무리 어려워도 목숨만이라도 붙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겨우 겨우 신문은 쉬지 않고 발행되었지만 만성적인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리고 연이어 독립신문의 창간취지에 어긋난 기사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우선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보니 민감한 사안에 대해 편집국내에서 토론을 통한 내부정리가 안 된 기사가 막 1면에 나가고……. 독자들은 항의 하고……. 신문을 끊겠다고 그러고…….”
“제일 창피하고 난감했던 기억은 시내버스 파업에 대한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군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논조의 기사 때문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 후로는 편집 마감이 아무리 늦어져도 마감기사를 확인하곤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날은, 솔직히 수상한 날은 편집마감이 계속 미뤄지는 거예요. 집으로 빨리 돌아가길 바라고 그랬는지도 몰라요. 아무튼 버티고 있다가 새벽 4시까지 졸면서 마감 기사를 확인하고 귀가한 기억이 나네요. 우려 했던 문제의 기사는 같은 날 다른 지역 언론사에서 호외로 발행을 했더군요. 창피한 일이지만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피해간 적도 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문사 대표가 잘못된 기사 때문에 시달리는 것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옳은 말을 하고 잘못을 지적해서 제도를 고쳐보자고 주장해도 관련당사자들은 사실관계마저 인정하지 않으면서 온갖 인맥을 동원하여 제 밥그릇을 지키려 한다고 한다.
“부안에서 태어나 자라고 사업을 30년 넘게 한사람인데 그 동안 신세진 사람도 많죠. 딱 잘라서 거절하지 못하는 관계가 왜 없겠어요. 교묘하게 그런 사람을 통해서 계속 전화가 오는 거예요. 그럼 그런 전화는 2시간 3시간이라도 먼저 끊지를 못해요.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요. 암튼 맷집이 좋아야 합니다. 말 맷집이 좋아야 견뎌냅니다”
“신문사를 떠나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떠신가요?”
“그 동안 생각해왔던 상설시장활성화에 대한 구상과 사업단(문화관광형시장사업단)의 생각이 비슷해서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수산시장내의 상가 진열물품을 뒤로 조금씩 빼고 도로를 3미터 확보하게 한 것은 과정은 힘들었지만 자부심을 가집니다. 많은 분들이 쾌적하고 깨끗해졌다고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신문사에 많은 현안들을 남기고 떠나 항상 미안한 맘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편집국과 경영진의 많은 노력으로 희망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부안독립신문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가장 힘들고 부끄러웠던 순간까지도 아낌없는 애정으로 품어 주었던 남정수 전 대표, 신문사에게는 언제나 든든한 큰 형님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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