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보조 116만6220원...최저임금과 똑같아
상여금 400%→200%, 식비 13만원→6만원 삭감
20년차가 1년차보다 10만원↑...호봉제 도입해야
 

 

부안군 공무직 임금 수준이 전북지역 최하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의회 양성빈 의원(장수)에 따르면 10년차 사무보조원을 기준으로 부안군 공무직 연봉은 각종 수당을 합쳐 2119만원으로 고창군 1813만원에 이어 꼴찌에서 두번째로 적었다.
연봉이 가장 많은 지자체는 전주시로 부안군과 견줘볼 때 1.43배 수준인 3027만원에 달했으며, 익산시 2900만원, 완주군이 2793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통상 무기계약직으로 불리는 공무직은 정년이 보장돼 있어 고용안전성 부분에서 정규직과 유사한 형태이나 임금이나 복지 수준은 계약직 수준에 머무르는 직군을 말한다.
우리 군의 경우 이들 공무직을 4개 종으로 나눠 1종은 배관공, 2종은 영양사, 간호조무사, 비서요원, 3종은 수도검침원, 공원관리 요원, 4종은 민원부서 사무보조원으로 분류해 기본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올해 종별 기본급을 살펴보면, 1종이 139만6450원, 2종이 124만1190원, 3종이 118만3190원, 4종이 116만6220원이다. 이 가운데 4종의 경우 기본급이 올해 들어 무려 21.4%나 인상되었지만, 2015년도 월급 환산 최저임금인 116만6220원과 끝자리 숫자까지 같아 지난해까지는 최저임금 규정조차 지키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부안군은 올해 기본급을 인상하면서 상여금을 400%에서 200%로 대폭 삭감하고, 매달 13만원씩 지급되던 정액급식비도 6만원으로 절반 이상 깎았다. 시간외수당 상한시간도 월 25시간에서 15시간으로 낮췄고, 명절 휴가비도 120%에서 100%로 삭감했다.
기본급은 대폭 올랐지만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줄여 실수령액은 크게 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직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규정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거나 ‘생색만 내면서 실제로는 윗돌 빼 아랫돌 괴기’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근속가산금도 지나치게 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근속가산금은 1년이 지날 때마다 년 6만원씩 증가한다. 따라서 20년 근속을 해봐야 년 120만원에 불과해 월 단위로 쪼개면 10만원이 증가하는데 그친다. 20년 근속한 직원이 1년 된 직원보다 고작 10만원의 월급을 더 받는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호봉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호봉제가 실현돼야 근속년수와 함께 매년 임금이 일정한 수준으로 자동인상 되고, 그에 따라 시간외 수당 등 각종 수당도 자동인상 되는 등 임금안정성이 보장된다는 논리다. 현재 전북 시군에서 호봉제를 시행하는 자치단체는 전북도를 포함해 10여 곳이며, 부안을 비롯해 고창, 장수 등 5개 지자체만 도입을 미루고 있다.
아울러 전북지역에서만이라도 통합된 임금지급안을 만들어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무직 임금 문제를 처음 거론한 양승빈 도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전북도의회 제32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무기계약직은 어디에 소속됐건 업무가 똑같은데도 자치단체장과의 협약에 의해 임금을 정하도록 되어 있어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며 “전북지역에서 만이라도 임금지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승이 공무직노동조합 부안지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달 안에 우리의 요구안을 부안군에 전달하고 다음 달 이후 임금협상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불과 2년여 후에 퇴직을 하기 때문에 처우개선이 돼도 별 다른 혜택을 누릴 게 없고, 민원부서나 공사현장 등 군정의 최일선에서 일을 하며 정말 고생하는 공무직 후배들을 위해 뭔가 밑거름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다”라며 “동료들 중에는 4~5인 가족의 가장이나 노부모를 모시는 분도 많은데 기본적인 생활비 충당도 어렵다. 우리는 무리하게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전북 평균 정도라도 맞춰달라는 것이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공무직도 일반직과 같이 부안군청 직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높은 대우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지자체의 살림살이라는 것이 늘 빠듯하다”면서 “앞으로 임금협상을 통해 개선할 사항들을 찾아 사정이 허락하는 한 점차적으로 개선해 공무직 직원들이 사기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안군 공무직 직원 83명 가운데 82명이 노조에 가입되어 있고 1명만 미가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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