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만들어진 경찰 캐릭터 ‘포돌이’는 권위적인 모습을 버리고 주민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서겠다는 경찰의 다짐이었다. 포돌이 캐릭터는 2006년까지 사용되다가 2013년에 이르러 새로운 모습의 포돌이로 돌아왔다. 큰 눈은 구석구석을 살피며 범죄를 사전 예방하겠다는 의미이며 커다란 귀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런 포돌이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경찰관이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오늘의 주인공 장남철(57)씨를 만나러 하서파출소로 향했다.
주차장 옆 텃밭에는 옥수수와 토마토를 비롯한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고 건물 뒤편으로는 8마리의 건강한 닭들이 자유롭게 거닐며 모이를 먹고 있다. 강아지 한 마리는 자전거와 함께 산책을 함께 할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에 지역 주민들과 나들이를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지역 주민 60여명과 함께 청와대관람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근무했던 곳이라서 마을 이장님들과 상의 하에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청와대에서 오래 근무하셨다고 하면 언제 부안에 오시게 되었나요?”
“어떤 분들은 제가 서울에서 근무할 때 사고를 쳐서 이쪽으로 좌천되어서 왔냐고 하시는데 절대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제가 주로 청와대 경호‧경비업무를 오랫동안 해오다가 올해 초에 경감으로 승진하면서 이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경찰청 내부 규칙에는 경감 승진 후 지방에서 최소 1년 이상 근무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거지요. 제가 태어난 곳이 정읍 영원이고 백산중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부안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장남철 소장은 지역주민들 사이에 부지런하고 정이 많은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그는 근무 중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대신 자전거 한 대를 끌고 논두렁 밭두렁 길을 달려 주민들을 만난다. 풀밭 속에서 숨어있는 듯 고부라진 할머니들을 만날 때면 얼마 전 갑작스럽게 떠나가신 어머니가 생각난다고 한다. 이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가가 촉촉해진다.
“대교에서부터 해창다리까지 16km정도인데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예방순찰을 하는 것입니다. 농촌에서의 주된 사건 사고는 주로 배게나 장롱 속에 넣어둔 현금을 도난당하는 것이나 애써 수확한 농작물을 잃어버리는 것, 또 홀로 거주하시다가 고독사 하시는 것일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평소에 관심 있게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첫째입니다.
그러다 보면 동네 분들도 만나고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 것이지요. 혼자 사시는 외로운 분들에게는 그 분들 말씀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근무가 없는 시간에는 파출소장 부임과 함께 키우기 시작한 강아지와 자전가 산책을 즐기곤 한다. 이런 일상의 휴식 속에서도 주민 안전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은 계속된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할 때 운동을 많이 하시는데 그 때가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서 야광 반사기능이 있는 조끼를 제작해서 공급해 드렸습니다. 또 마을에 장기 주차되어있는 차량들이 발견되면 범죄와의 관련여부를 확인해야하는데 요즘 번호판은 지역이 표기가 없어서 애로사항이 많아요. 그래서 하서면 주차 인식표를 제작해서 나눠드렸습니다. 그 덕에 불필요한 검문으로 인한 민원이 사라졌습니다”
장남철소장은 그동안 바쁜 농촌사정을 감안해서 미뤄왔던 업무와는 무관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또 한 가지를 준비 중이다. 그것은 평소에 갈고 닦았던 색소폰 연주 실력으로 마을회관을 방문해서 주민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다.
“주변의 이장님들에게 운을 띄워봤더니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 쳐 주셨어요. 장비와 실력 모두 준비는 이미 다 되어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1년의 임기를 마치고 나서도 서울로 가기가 싫다며 부인을 설득해서라도 평화롭고 포근한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신다.
“국민체감안전도 설문조사 1위 부안경찰서”가 다 이유가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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