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안 60건, 예·결산안 6건 등 122건 심의·의결
“집행부 기세에 눌렸나”...무기력한 모습 보여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제7대 부안군의회(의장 임기태)는 지난 7일 개원 1주년을 맞아 거창한 기념식 대신 부안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를 했다.
부안군의회는 이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6만 군민들의 작은 소리까지 크게 듣고 세심하게 섬기며 소외계층을 보듬어 안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고 실천하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제264회 제1차 정례회에서 임기태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돌이켜보면 지난 1년은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다”며 “그래도 군민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뛰고 또 뛰었다”고 회고했다.
임 의장은 이어 “부안의 희망찬 내일을 위한 모든 준비가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으며 오로지 군민만 바라보는 베스트의회로 우뚝 서기 위해 지난 1년의 성과를 토대로 6만 군민의 행복한 삶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발품을 파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제7대 부안군의회는 지난 1년간 임시회 9회, 정례회 2회 등 총 124일의 회기를 운영했다. 이 기간 동안 ‘체불임금 없는 관급공사 운영 조례’ 등 조례안 60건, 예산 및 결산안 6건, 승인안 7건, 동의안 13건, 기타 안건 32건 등 총 122건의 의안을 심의·의결했다.
부안군의회는 특히 가장 큰 성과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통한 연구하는 의회를 정립했다”고 자평했다. 실제 부안군의회는 총 11회에 걸쳐 국회연수 및 지방행정연수원 연수, 전문가 초빙 연찬회 등 연수활동을 가졌다.
이와 함께 의회는 하서면 청호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현장을 시작으로 총 24개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진행상황과 애로·건의사항 등을 보고받고 개선방안을 제시했으며, 참뽕오디와 부안노을감자, 서리태 등 지역 농·특산물 홍보를 위한 판촉행사에도 일손을 보탰다고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군민들로부터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일부에서는 역대 의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군민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집행부가 우송빌딩 매입을 위한 동의를 요청했을 때를 꼽는다.
불과 수주일 만에 주차장에서 평생학습관으로 매입목적을 변경하는 등 집행부가 비합리적인 사유를 나열하며 의회를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돌연 입장을 바꿔 통과시키는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회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의결 전날 집행부 고위 간부가 반대하는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안다”면서 “목적이 불분명한데다 예산낭비 여지가 많아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기류가 강했는데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의회가 집행부의 기세에 눌려 제 할 말도 못하는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졌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의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행정감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집행부의 추상적인 보고내용이나 재탕 삼탕의 보고, 판에 박힌 답변태도 등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질책이 없지는 않았으나 제도 자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군민은 “공무원들이 답변할 때 최선을 다 하겠다, 노력하겠다, 보완하겠다, 그러는데 진짜 노력하고 보완했는지 의원들이 사후 체크를 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면서 “이런 일이 해마다 반복되지 않으려면 조례 등을 통해 지적사항에 대한 관리와 조치결과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 민선6기 집행부가 조직개편을 하면서 농촌활력과를 폐지하는 등 농업축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의회가 이에 대해 별 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농민들의 반발을 산 점도 흠결로 지적되고 있다. 의원 10명 가운데 7명이 농촌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대다수의 유권자가 농민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무기력한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부안군 농업부서는 한정된 인원으로 밀려드는 민원을 처리하기에도 바빠 새로운 농업정책을 발굴하거나 기획을 가다듬는 일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활발한 의정연수 활동을 거쳤음에도 아직 전문성이 떨어진다거나 비공개간담회 등 의회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무계획적 예산 대부분을 삭감하지 않고 통과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휴일도 없이 지역구의 마을은 물론 논밭까지 샅샅이 돌며 발품을 파는 의원도 있고 예산서에 밑줄을 빽빽하게 그어가며 공부를 하는 의원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의기관으로서의 가장 큰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의회가 좀 더 자신있고 과감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많은 군민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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