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자평 속 ‘미흡’ 지적도...평가 엇갈려
공무원 조직변화, 주민배심원제 등 높이 사지만
실질적 주민자치 실현 위한 정책 시행 요구도

“다시는 군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겠습니다”
1년 전 원형무대에서 취임식을 가졌던 김종규 군수가 취임사를 통해 군민에게 한 약속이다.
김 군수는 취임 1년을 맞아 1일 새벽 노점홍 부군수 등 군청 직원들을 대동하고 환경미화원과 함께 부안읍 거리청소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마친 김 군수는 이어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월례조회에 참석해 “지난 1년간 가장 중요시한 것은 소통·공감·동행 정신을 통해 일하는 공무원 조직을 만드는 것과 마실축제를 군민들이 참여하고 사랑하는 축제로 만드는 것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히며 “이를 통해 민선 6기 비전의 씨앗을 뿌려 이제 막 땅 밖으로 움트고 나왔다. 소·공·동 정신으로 성장시켜 군민과 함께 행복의 열매를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의 언급대로 그는 지난 1년간 공무원 조직의 변화와 마실축제에 가장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원을 처리하는 부서 직원들의 친절도가 상당히 향상됐다는 평가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고, 소도읍형 거리축제 형식으로 치러진 마실축제 역시 우려와는 달리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게 많은 군민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군민들은 김종규호의 치적으로 주민배심원단과 공약이행평가단 운영을 꼽았다. 선거 기간 중 김 군수가 한 공약의 구체적인 실천과 이행과정을 군민들에게 공개하고 수시로 검증과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작용함으로써 부안의 주민자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김 군수는 인구늘리기와 나누미근농장학금 확충에 행정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밖으로는 국비 확보를 위해 뛴 결과 위도 낚시관광형 다기능어항개발 국비 200억원, 격포 미항조성프로젝트 100억원 등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군수는 특히 취임 초부터 중국대사관 참사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우석대 공자아카데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새만금 차이나교육문화특구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적지 않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김종규호 1년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해 다소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군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지만, 연초에 공감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미리 선정된 공무원과 문답을 나눈다거나, 우송빌딩 매입 사례에서 보듯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매입목적이 수시로 바뀌는 등 실제 행보는 소통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방자치제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의 도입도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낙후된 지방인만큼 돈과 사람이 모이게 하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주민참여예산제나 버스공영제처럼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풀뿌리민주주의라는 대의를 구현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는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군민 일각에서는 말이 지나치게 넘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안군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기획기사 형식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36.5℃ 체온으로 부안을 녹이겠습니다” “따뜻하지만 담대하고 모두가 함께 소중한 변화 일궈낸 1년” “뼈속까지 ‘부안정신’ 군민행복 향했다” 등등 속된 말로 오글거리는 어휘를 동원해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오복’ ‘오감’ ‘소·공·동’ ‘야한9경’ 등 생경한 어휘들이 난무하자 군민들 사이에서는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라며 퉁명스러운 반응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군민은 화려한 말치장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군민은 “지방자치는 일회성 행사나 구호로 점철된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단체장의 철학이 행정에 스며들어 그것이 정책으로 구체화돼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단체장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구성원들 모두 주민자치에 대한 깊은 인식과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민도 “무엇보다 행정이 모든 것을 공개하고 군민이라면 누구나 관련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하면서 “아직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김 군수가 남은 임기 동안 군민과 눈을 맞추고 그들이 설사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민원을 들고 와 어깃장을 놓더라도 끝까지 경청하는, 성공한 군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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