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주민 비만 음주 흡연 등 6개 영역 조사 결과음주율 58.8%···음주운전 잦아

부안주민이 술을 많이 마시고 음주운전이 잦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안군이 전북대학교 간호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4월25일부터 5월18일까지 실시한 ‘부안군 지역주민의 건강생활실천 실태조사’는 영양상태, 운동, 음주, 흡연, 건강, 삶의 질 등 6개 영역을 20세 이상 부안주민 647명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등장하는 술과 담배에 대한 조사에서 부안주민은 술을 많이 마시는 반면 담배는 적게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만 인구에 비해 운동은 부족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김현옥(40) 전북대 간호대학 교수는 “흡연 인구는 예상보다 적은 반면 음주 운전율과 음주 운전 동승율은 너무 높게 나와서 놀랐다”며 음주 운전에 대한 각성을 촉구했다.

△영양상태와 운동=영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체중 조사는 정상체중이 44.5%, 과체중 23.6%, 저체중 3.5%, 비만율 28.4%로 나타나 적정체중(정상체중+과체중)이 68.1%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적정체중 인구비율이 68.7%인 것을 감안하면 0.6% 낮았다. 그러나 1% 포인트 이내의 근소한 차이이고 보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는 아니므로 부안주민의 영양상태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만율은 28.4%로 조사됐다. 특히 다른 연령층에 비해 50세 이상 연령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성별로는 남자에 더 많았고 학력이 낮을수록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농축수산업과 자영업이 다른 직군 종사자에 비해 높았고 거주지역별로는 계화, 진서, 위도, 행안면 주민들의 비만 인구비율이 높았다. 김교수는 “비만율은 비교 대상이 없다”며 “다만 적정체중 인구를 늘이기 위한 노력으로써 비만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해 부안군이 전국 수치보다 비만 인구가 특별히 많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 간호과학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비만에 해당하는 과반수가 자신의 체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적정체중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건사업의 방향을 제안했다.

한편 신체활동(운동)은 낮은 수치를 보였다. 운동 실천율은 36.4%였으나 규칙적인 실천율은 18.9%였고, 구제척인 운동 종목을 제시했더니 6%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 실천율(20.1%)에 비해 현격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50~60세 이상 집단이 운동 실천율이 낮았고, 남자보다 여자, 고학력 집단보다 저학력 집단이 운동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백산면 등에서 낮게 나타났다. 연구소 측은 보건당국에 대해 “운동의 필요성과 이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6개월 이내에 운동 계획을 가지고 있는 주민에 대해서는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돕고 실천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안주민이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운동은 걷기, 스트레칭체조, 맨손체조, 산책, 자전거 타기, 달리기. 특별한 시설이나 장비가 필요치 않는 운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운동을 쉽게 할 수 있는 산책로 정비나 쾌적한 공원 조성 등 주변에서 쉽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음주와 흡연=20세 이상 성인의 음주율은 58.8%(남자 76.8%, 여자 40.5%)에 육박했다. 4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2001년, 50.6%)보다 8% 이상 높게 나와 음주에 따른 영향에 군민들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여자의 경우도 전국 수준 32.1%보다 8.4%나 높았다.

또 조사 대상 39.4%가 고등학교 졸업 이전에 음주를 시작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총 음주기간은 평균 21년이었고 62.7%는 10년 이상 술을 즐겨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3일에서 보름까지 술을 마시며 남자의 경우 16.7%가 소주 10잔 이상을 마시고 여자의 경우 16.7%가 소주 5잔 이상을 마셔 고위험 음주율은 평균 18.4%였다.

더구나 음주 대상자 다섯명 중 한명(20.2%)은 음주 운전 경험이 있고, 음주 운전 동승율도 27.5%로 확인돼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알코올 사용 장애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한 대상자가 무려 1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과학연구소 측은 음주 직후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은 알코올 대사과정에 필요한 성분이 부족하여 특정 물질(아세트알데히드)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 같은 성분은 발암물질로 작용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보건당국에 대해서도 알코올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알코올 중독의 예방과 치료, 재활을 위한 상담센터의 설치를 권유했다.

흡연은 전국에 비해 낮았다. 부안지역 성인의 흡연율은 19.8%(남자 37.6%, 여자 1.3%)로 조사됐다. 특히 흡연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자의 경우, 200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성인 남자 흡연율 67.8%보다는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고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2004년 흡연율 57.8%보다도 낮았다. 여자의 경우도 1%대를 유지함으로써 2001년 4.6%, 2004년 4.0%인 전국 통계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흡연 인구는 자영업과 사무직, 생산직 등 직군에서 높게 나타났고 지역별로는 부안읍과 동진 보안 진서 하서 위도 지역에서 높았다. 흡연을 시작한 연령은 16세부터 23세 사이였고 흡연기간은 약 24년이었다. 또 지난 1년간 담배를 끊고자 하루 이상 금연을 시도한 사람은 60.2%였고 이들 중 82.2%가 두번 이상 금연을 시도했다. 그러나 72.2%는 한 달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흡연 응답자 열에 일곱은 금연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는 전혀 금연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건강과 삶의 질=부안주민은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15.2%)보다 좋다고 인식하는 사람(32.9%)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은 고혈압(13.9%)이 가장 높았고 관절염, 위장질환, 당뇨병 등이 많았다. 이 같은 질환은 50대와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높았고 고혈압은 행안(30%)과 동진(28.3%)이, 관절염은 위도(30.2%)와 행안(30%)이, 위장질환은 진서(20.7%)가, 당뇨병은 백산(15.6%)이 높았다. 연구소 측은 보건당국에 대해 “보건사업을 계획할 때 유병율이 높은 질병 관리를 위한 계획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삶의 질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는 ‘보통인 경우(56.8%)’와 ‘높은 경우(27%)’가 ‘비교적 낮은 경우(16.3%)’보다 높았다. 이 같은 수치는 부안의 삶에 만족하며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옥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나이 많으신 분들께는 직접 읽어드리며 면접과 설문을 병행했다”며 조사의 신뢰성을 강조하고 음주 조사와 관련해서는 언론의 과잉 해석을 경계했다. 김교수는 일부 언론의 선정적 보도와 관련해 “부안군민의 음주율이 높다고 해서 ‘술고래’란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음주가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은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술을 적절하게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그러나 “고위험 음주율의 경우 남자는 소주 10잔, 여자는 5잔으로 높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게 나왔고 규칙적인 운동은 낮았다”며 주민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 범위는 ±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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