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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부안 유채프로젝트 회장 김인택똥도 자원이다
   

푸른 바다와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하는 제주도의 노란 유채밭은 당시 제주도를 찾은 신혼부부들의 필수 사진 촬영코스였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샛노란 유채꽃의 장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선물한다. 이처럼 유채는 경관작물로서 관광객들을 위한 관상용 작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채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여러 용도에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작물임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유채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피해지역에서도 방사선 피해 없이 잘 자라고 있는 유일한 작물이다. 경작지가 아닌 곳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다른 작물 재배가 어려운 척박한 땅에서도 잘 크는 작물이다. 또한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의 대표 격인 미국산 카놀라유(유채유)나 콩기름을 대체시켜 줄 가능성이 크며, 폐식용유는 바이오디젤로 재활용할 수 있다. 유채꽃을 밀원으로 하는 양봉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줄기는 사료로 사용함으로써 곡물사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 5월 1일부터 3일까지 경북영천에서 열린 제1회 국제 유채꽃 에너지 컨퍼런스에 ‘유채꽃 누구나 재배할 수 있다’라는 주제로 사례발표를 한 부안 유채프로젝트 회장 김인택(54)씨를 만나 유채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두 필지의 논을 ‘석유 없이 농사짓기’로 실천하며 자원이 순환하는 농사법을 고집하는 김인택씨의 유채사랑은 젊은 청년시절부터 이어져온 그의 환경 친화적 삶의 방식과 맥을 같이한다. “제일 먼저 ‘내가 우리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주산면 갈촌리 화정마을인데 옛 지명은 꽃밭시암(우물)이지요. 꽃밭시암 위쪽으로 고산골 방죽이 있는데 그 곳에는 가시연꽃을 비롯한 어리연꽃, 창포가 있었고, 봄이면 갈대사이로 뜸부기가 찾아오는 생태박물관이었어요. 근데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로 고산골 방죽이 오염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마을 할머니들과 아주머니들이 모두 나와 쓰레기를 함께 치우는 것을 정례화하고 고산골 방죽으로 흘러드는 마을 또랑을 살리자는 마음들이 모아져 동네 전체가 친환경세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일을 계기로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업과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 자립, 그리고 유채재배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까지 이어지게 된 겁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생태계의 변화에 걱정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함과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기꺼이 이런 변화들을 막아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지구온난화의 진행 속도에 비하면 미미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 속에 “유채꽃 희망 만들기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처음엔 진짜로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품었었지요. 하지만 10년 동안 유채를 심고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고 하면서 1년에 1368톤의 온실가스감축을 이뤄냈고 이것을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소에서 팔고 있거든요. 게다가 인증을 받지 못한 것 까지 합하면 지금의 숫자보다는 훨씬 많을 것입니다”
앞서 잠시 소개한 것처럼 그가 사는 화정마을은 35가구 중 32가구가 태양광과 태양열, 그리고 지열을 통해서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고 있고 석유 없이 농사를 지어 얻은 유채유는 지역의 초등학교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똥도 자원이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똥은 흙과 섞이면 자원이지만 지금처럼 물과 섞이면 독소를 생산하여 환경을 파괴한다고 말한다. 이런 자원순환의 법칙을 굳게 믿으며 실천하는 김인택회장은 제2회 유채꽃 에너지 컨퍼런스의 부안개최를 추진하며 ‘동네 안에 국가 있다’는 믿음으로 나와 내 이웃 그리고 내 동네를 변화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산면의 20여개 사회단체가 참여하여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배메산보존회에는 그의 동네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소산리 유적은 배메산 주변의 고인돌과 백제시대의 산성과 석실묘, 청동기 시대의 볍씨의 눌린 흔적이 있는 민무늬토기를 포함하는데 새만금방조제 공사로 파헤쳐지고 석산개발로 훼손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더 이상의 훼손을 막고 남아있는 것이라도 꼭 지켜내야지요” 
내년 봄 부안의 넓은 들판에서 그의 꿈을 담은 노오란 유채꽃의 물결을 기대해 본다.
 

김재성 기자  jee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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