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다. 새월호 참사 당시 뿐만 아니라 1년 동안 벌어진 일들을 볼 때 우리는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우리의 부조리와 무능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졌다. 유가족과 국민들은 슬픔을 넘어 분노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정부의 책임을 묻는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정치논리로 바라보면서 쉽게 잊어버리라 하고 유가족들 조롱하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하고 있다. 그만 문제제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런데 그냥 이대로 넘어간다면 또 다시 참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내가, 아니 우리 가족 중 누군가가 비슷한 사고를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사회의 온갖 비리와 기득권자들의 탐욕을 볼 때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의 명확하게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엇 하나 속시원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민소득이 2만불 시대를 열었다고 하지만 우리사회를 들여다보면 돈만 밝히지 생명의 소중함은 내팽겨치고 있다. 정부는 새월호의 완전한 인양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국민들의 압도적인 인양 여론과 유가족들의 강력한 항의집회에 마지못해 인양을 하겠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참사 수습 및 피해 지원으로 총 5548억원이 소요되고, 선체 인양 비용으로는 1205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를 했다. 선체 인양 여부와 인양방식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비용부터 먼저 공개한 것이다. 어떤 근거로 비용을 추산한 것인지 의문인 데다 나중에 계획이 확정된 후 이날 밝힌 비용을 넘어서게 될 경우 인양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또 다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재발방지와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비용이 두배가 더 든다고 해도 우리 국민들은 선체 인양에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선채 인양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인양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구성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그동안 인적구성, 예산안 논란, 시행령 논란 등으로 아직도 활동이 본격화 되지 못하고 있다.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의 경우 올 3월 초순에 대통령 임명장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위가 만들어 2월에 제출한 시행령이 통과되지 않고 있어서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해양수산부가 별도로 시행령을 만들어 입법예고까지 했다고 한다. 이 내용에는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기획조정실장, 기획조정과장, 조사1과장을 맡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사위원회가 독립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정부가 조사에 개입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근무 인원도 특위가 만든 시행령에는 120명까지로 되어 있는데 해양수산부는 90명으로 줄이라고 하고 있다고 한다. 오직하면 이석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나서서 문제제기하고 나서겠는가. 세월호 특위는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이 아니다. 국회의 입법으로 만들어 졌고, 대통령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직접 준 독립적인 법적기구이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세월호 특위 활동을 돕고 적극 지원하는 일을 하면 된다. 혹시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받지 않으려면 해양수산부가 만든 시행령을 철회하고 특위가 직접 만든 시행령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세월호 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고 있음에도 진실규명에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더 이상 시간낭비를 줄이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세월호 특위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응하느라 정신을 팔고 있다. 정부는 시간만 늦춘 채 미적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올바로 수립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참사가 우리에게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 곳곳에 이러한 상황들은 널려 있다.
세월호 참사로 죽어간 안타까운 생명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세월호 선체 인양과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야 하겠다. 이것이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이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