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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아트카페 김동기
   

부안읍내 물의 거리에 위치한 아트카페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서부터 남다르다. 가게 이름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주인장이 손수 꾸며놓았는데 망가진 색소폰 같은 악기가 벽에 걸려있고 대리석 계단 벽면의 한 쪽에는 천사의 날개를 그려놓았다. 출입구에 다다르면 각종 물감과 붓이 가지런히 정렬되어있고 이젤에는 언제든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캔버스가 준비되어있다. 그림 그리는 도구는 가져가시면 안 된다는 친절한 설명도 빠지질 않는다.
탄내가 나는 커피를 싫어하는 나는 이 카페의 커피를 좋아한다. 여름에는 주인장 김동기(55)씨가 직접 기른 벌들로부터 빼앗은 꿀을 듬뿍 담아 내놓는 팥빙수도 사랑한다. 그렇게 자주 가는 카페였지만 카페벽면에 장식된 그림들만을 보았을 뿐 정작 그림 그리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카페 안에는 ‘어때요 참! 쉽죠?’를 외치며 마술처럼 쉽게 멋진 풍경화를 그려나가던 밥로스(Bob Ross)아저씨의 그림과 닮은 그림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로 그렇게 쉽게 그림이 그려졌는지도 궁금했다.
“카페에 장식된 그림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데 그림은 어떻게 배우게 되셨나요?”
“제가 카페를 하기 전에 피자가게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아침 일찍 피자반죽을 하면 숙성에 필요한 시간이 있어서 오전에는 한가해요. 그 시간에 우연히 TV에서 밥로스의 ”그림을 배웁시다!”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직접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해야겠다’하고 맘먹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게 제 스타일입니다. 미술학원이라는 곳을 처음 갔는데 원장이란분이 제가 다니겠다고 하니까 어이없어 하면서 지도해 주는 것은 어렵고 꼭 필요한 도구들을 메모해 주더군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TV프로그램을 녹화해서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돌려보면서 혼자서 흉내 내며 공부했습니다.”
“고향으로 내려와 처음시작한 장사가 꼬치구이 집이었는데 장사는 그런 대로 잘 되었지만 취객을 상대하는 것이 힘들어 9년 만에 피자집으로 전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전국적으로 피자 붐이 일고 맛있는 피자집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싸고 맛있는 집으로 입소문이 났어요. 처음 피자집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2-3년간은 정말 부지런하게 살았습니다. 친구들이 저 보고 ‘개미같이 산다’고 했으니까요. 만 원짜리 피자한판을 가지고 창북리, 동진 간척지, 상서 원숭이학교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으니까요. 왔다갔다 남는 것도 없지만 시골집에서 피자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 덕분에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어렵게 생긴 아침여유시간을 그냥보내기가 너무 아쉬워서 그림을 시작했던 거죠. 일을 끝내고 밤새 그린 그림이 새벽5시에 완성됐는데 제법 그럴싸한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며 정말 기뻐서 잠자는 아내를 깨워서 자랑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김동기씨는 그렇게 8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서양풍경위주의 밥로스 스타일의 그림을 넘어서 지금은 노르마(Norma)란 그림선생님의 스타일을 익혀 우리나라의 풍경을 주로 그리고 있다. 200여점이 넘는 그 가 그린 그림은 삭막했던 요양원 병실을 화사하게 해주었고 딱딱했던 관공서의 벽면을 부드럽게 장식했다.
“이제는 누구에게 그림을 주는 것보다는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림 그리는 기쁨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꼭 그렇게 할 것입니다.”
카페를 하며 많은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김동기씨는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 아닐까요?”
부안뽕갈비로 유명세를 타며 잘나가던 160석 규모의 갈비전문점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선택한 카페지기의 길…….
무슨 부탁을 해도 다 들어줄 것만 같은 주인장에게 지금의 자리는 항상 메고 있는 나비넥타이처럼 잘 어울립니다.
 

김재성 기자  jee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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