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로 가는 기차에서 있었던 일이다.
약간 떨어진 건너편 자리에서 나이가 지긋한 여자분이 옆에 있는 어린 아가씨에게 대뜸 “아가씨 먹고 있는 과자 나도 주면 안 될까? 하고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아가씨 혼자서 과자를 먹고 있었는데 중년의 부인도 새삼 먹고 싶으셨던 것 같다. 과자 한 봉지지만 내심 옆자리에 앉은 자기에게 드셔보시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 서운하셨던 것이다.
콩 한 쪽도 나눠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콩 한 쪽이라면 상당히 작은 것인데 이마저도 나눠 먹으라는 것이다. 사람은 사소한 것에 마음이 상한다고 한다. 작은 콩 한 쪽이지만 나누어 먹음으로써 서로의 정을 나누는 것이다. 또한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사회가 풍요해지고 도시화가 될수록 서로 나누는 마음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돈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며 삶을 나누는 것은 인간생활에서 참으로 중요하다. 나누는 것이 양으로 따지면 반이나 그 이상으로 적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결과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의 나눔은 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구성원 전체에 바이러스처럼 나눔이 퍼져 가는 것이다.
나눔의 방식은 참으로 다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돈을 나누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요새는 “재능기부”라 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함께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자기의 피를 적십자에 헌혈하는 것도 나눔이 될 수 있고 자신의 시간을 내어 어려운 이웃들과 시간을 같이 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더욱 더 고귀한 것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장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존경할 만한 사랑의 실천가들로서 나눔의 사람들이다. 나눔은 자신이 많이 가졌기에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현대 사회가 더욱 삭막해지고 우울증 환자가 많은 것도 공동체의 붕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가족단위나 마을 단위로 합심해서 일하는 것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핵가족에서 1인이나 2인 가족이 늘어나 혼자 일하고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을공동체에서 아파트 공동체로 변모하여 이웃과 단절된 모습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파트에 살다보면 몇 년간 살아도 앞집을 모르고 지내며 아래층이나 윗층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나는 것이 허다하다. 심지어 앞집에서 몇 달간 시체가 썩어져도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
나눔은 이러한 현대생활의 병폐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으며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만드는 유활유가 될 수 있다. 제도나 시스템은 일시적이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이웃과 잘 소통하고 삶을 나누는 공동체는 건강한 공동체요 행복이 넘치는 공동체이다. 개별적인 목적과 목표만 있는 개인주의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때 인간의 정이 넘치고 기쁨이 배가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건대 쇼핑에서 나눔의 실천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대형상가를 이용하며 편리함과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지만 때로는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작은 음식점에서 조촐한 식사도 하며 집주변의 작은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 서로 공존하는 모습으로 될 수 있다. 그러한 소비가 그들에게 힘이 되며 순환되는 돈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할 수 있다.

“동병상련”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동정하고 돕는 다는 것이다.
청년시절에 1주일간 혼자서 싸이클 여행을 다닌 적이 있다. 목포에서 진해를 거쳐 다시 지리산을 넘어 부안에 왔었다. 무전취식을 하며 여행을 하였는데 마산에서 해가 저물어 식사 때가 되어 한 민가에 들러 밥 한 끼를 먹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양해를 얻어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였는데 그 집안에 나보다 몇 살 연배인 듯한 아들이 하는 말이 자기도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얻어먹는 한끼의 식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심전심으로 서로의 마음이 통했던 것이다.
육체가 아프면 아픈 사람의 심정을 알고 마음이 아프거나 외로우면 그 사람의 심정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나눔의 실천은 작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이제 주위를 둘러보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 그리고 시작하자 작은 나눔의 실천을...... 작은 나눔이 이웃을 감동시킬 수 있고 여러 번의 작은 나눔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