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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의 자치역량 강화를 위해 무엇을?
  • 신종민(변산산들바다 한의원 원장)
  • 승인 2014.12.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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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틀린 것 같다. 이번 민선 6기 부안군청이나 의회에서도 자치 역량 강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치 역량을 강화하려면 자치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예산학교에서 주민참여예산제로 이어지는 사업들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주민들이 낯설어 하는 행정에 대하여 교육하고 직접 참여케 하여 주민들의 자치 역량을 강화시켜 내는 것이다. 코뮤니케이션 센터(군과 민을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하는 특수 기관)도 서로 폐쇄적으로 나뉘어 있는 민과 관을 연결해 주면서 결과적으로는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참여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업은 선거 때 반짝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가 이제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주민들의 자치 역량이 점차 강화되지 않고는 지방 자치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지방 자치는 권력의 집중을 해체하는 것이다. 즉 상명하달식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이다. 이것은 권력을 작게 나눠 다시 그 작은 권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즉 지방의 권력은 중앙의 권력과 닮아서는 안 된다. 소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른 권력의 성격을 띠어야 한다. 하지만 자치 역량의 미비로 현재의 지역 권력은 중앙 권력 흉내내기 구조로 되어 있다. 이것을 해체하려면 지역 권력은 스스로를 과도기적 상황으로 인식하고 주민 자치 역량을 강화시켜 스스로의 권력을 주민들에게 분산하여 이양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일반 주민이었다가 의원이나 군수가 되면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기득권이 되었기 때문인지 굳이 나서서 주민들을 교육하여 자신의 라이벌로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스스로 권력을 해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 스스로 정치 장벽을 쌓게 되고 주민 역량을 키우는 작업에는 소홀히 한다. 아니면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거나.
여하튼 결과적으로 지방 자치를 하면서도 주민들의 자치 역량을 키워나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이 모순된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부안 주민의 당면 과제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출발점은 역시 주민 대중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기득권화되는 정치권이 주민을 대리하여 해결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당사자인 주민들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지역 사회의 공유 자산을 형성해야 한다. 이렇게 형성되는 자산을 ‘문화’라고 한다.
그 문화는 대중이 모여 논의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적으로 모여 토론하고 결정하는 것은 권력의 독점화를 막아내는 능력 그 자체다.
우리는 수 많은 ‘위임’을 하고 있다. 거의 모든 모임에서 중요한 결정들을 일부 임원들이나 대의원들에게 위임한다. 그러면서 대중들은 자연스럽게 중요한 결정에서 배제되어 버린다. 대중들은 그런 ‘귀찮은 논의’에 관심이 없고, 그저 젯밥에 관심이 있거나, 참여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위임하지 않는 것, 위임하지 않고 직접 토론하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다. ‘위임’ 문화를 ‘직접 참여’ 문화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실상 참여해 보려고 하면 쉽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위임 과정을 살펴보면 상당한 술수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자료가 불비하다. 논의에 참여하고 싶어도 아는 게 없다. 의도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알려줘도 형식적인 자료를 주거나, 아니면 봐도 알 수 없게 복잡한 자료를 준다. 그 의도는 ‘제발 알려고 하지 마라’라는 것이다.
그것도 안 되면 나중에는 그만 둔다고 ‘엄포’를 놓거나, ‘몰상식’하다는 식의 압박을 가한다. 혹은 열악한 환경에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아달라는 ‘읍소’ 형식을 통해서 직접적인 논의 참여를 막는 다양한 과정이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진지하게 논제를 파악하고 토론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협동조합이나 단체에서 이것을 극복하는 것, 그것을 ‘문화’로 만들어 내는 것이 우선 필요한 일이 아닐까? 사람들이 너무 사소하게 접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정작 그것을 바꿔보려고 하면 정말 너무 힘든 게 문화다. 사소한 게 사소한 게 아니다. 이런 문제의 중요성을 느끼는 사람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능력은 갑자기 생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실천하면서 몸으로 익혀야 하는 것이고, 나만 익혀서 될 문제가 아니고 상대도 익혀야 되는 그런 복잡한 문제이다. 상대에게 말을 걸어 상대도 어쩔 수 없이 변화하게 하는 희한한 영역이 문화라는 영역이다. 오늘 10명이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으면 내일은 100명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언젠가는 우리도 스위스처럼 수천명이 모여 며칠씩 토론하면서 그 지역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날이 올 것이다.

신종민(변산산들바다 한의원 원장)  newkey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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