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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

하늘이 꾸무럭한 것이 또 눈이 한바탕 내릴 기세다. 겨울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첫눈이 몽땅 와 버렸다. 부안은 다른 곳보다 유독 눈이 많이 내린다. 비구름은 지나가고 눈구름은 쉬어가는 변산반도의 지리적 특징 때문이란다. 옆 동네 형님은 눈이 오면 트랙터로 간선도로와 마을길에 쌓인 눈을 치우는 봉사를 한다. 면에서 트랙터 부착용 제설장비를 지원해 주고 기름 값도 쬐끔 주지만 일당이 나오거나하는 일은 아니다. 처음에는 보람도 있고 했는데 지금은 눈만 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트랙터라지만 눈길이라 미끄러운 건 마찬가지라서 조심하지 않으면 도로를 이탈하기 쉽다. 조금 늦어지면 여기저기서 눈을 치워달라고 전화가 온다. 개중에는 짜증을 내면서 왜 안치우냐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뺨맞으며 봉사하는 꼴이다. 깨끗이 안치운다고 다시 치우라는 사람도 있다. 며칠 전에는 좁은 골목길에서 눈을 치우는데 집중하느라 담벼락을 허물기도 했다. 길가에 엉성하게 바쳐진 차를 피하다가 문짝을 긁기도 한다. 수리비가 엄청나다. 오늘 같은 날씨엔 또 눈이 얼마나 올 것인가 불안하다. 눈 오기 전에 제설 장비를 반납해 버려야겠다. ‘난 인제 몰라요~’ 전화가 오면 이렇게 말해 버릴거다. 아~ 형님이 눈을 안 치워 주면 집 앞을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유재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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