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의 시절이 있었다. 우리농산물은 안전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니 엔간하면 우리농산물을 먹자는 운동이었다. 농협과 농림부, 언론도 한 몸이 되어 우리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섰다. 특히 우리 농업에 별로 안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내용은 언론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건 하나의 금기 사항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금기가 깨어지고 있다. 쌀 전면 개방을 앞두고 우리농업은 안전한 지에 대해 언론이 보도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주 일요일 한국방송은 “한우집단폐사 미스터리”란 제목으로 우리 쌀은 안전한가라는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었다. 내용인즉 2013년 전남 지역에서 생산된 볏짚이 경상도와 전라도 일대에 공급되었는데 이 볏짚을 먹은 소들이 침을 흘리고 주저앉았다가 시름시름 죽어간 것이다. 전국적으로 죽은 소가 80여 마리에 이르렀다. 이유인 즉슨 32013년 말에 전라남도 지역에 멸구가 창궐하여 집단 방재를 실시했는데 여기에 사용된 농약이 볏짚에 남아 소들이 농약 중독을 일으켰다는 내용이다. 그리하여 과연 우리쌀은 안전하냐를 따져보고 농림부가 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보도한 것이었다. 대체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농업과 관련된 모든 이들은 별로 안 좋게 생각할 것이다. 당장에 우리쌀의 안전성에 심각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 먹거리를 안전하게 책임지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이제 우리농업은 정치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시장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쌀개방을 유예한 지난 20년간 무엇을 했어야 하나를 되새겨 보게 한다. 늦었다면 지금부터라도 먹거리 안전을 위한 체계를 만드는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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