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결과 중간보고 승객추이 조사 없어 부실용역 논란일 듯

부안군이 터미널 이전 부지로 제시한 6곳 가운데 4곳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중간 용역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선정기준과 관련해 인구 예측, 승객 추이 등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도 없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달 있을 최종 결과보고를 앞두고 ‘부실용역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부안군은 ‘부안 여객터미널 예정지 타당성 연구’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예술회관에서 열었다. 타당성 조사는 한국산업관계연구원(관계연구원)이 부안군의 의뢰를 받아 지난 3월부터 진행해 왔다. 이날 설명회는 이달 중순께 있을 최종 결과보고에 앞서 중간 발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를 맡은 관계연구원 박영춘 교수(전주대)는 “(군으로부터) 연구대상지로 받은 터미널 부지는 6군데”라며 “이 가운데 2개 정도가 기준에 맞아 턱걸이를 했고 나머지 4개는 기준 이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이 기준을 통과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부안군은 여객터미널 후보지로 옛 성모병원, 하나로아파트 앞, 한국농수산, 옛 부안도정공장, 서림 LPG 우측, 매창공원 앞을 선정했다.

박교수는 이전 부지 선정기준에 대해 “일반적으로 여객터미널 주변에는 상업지역으로서 발달 가능성이 중요하게 평가돼야 하며 도심의 장래 발전 축과 맞물려 입지가 선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개별 입지 형상은 정방형의 대지가 바람직하며 4차선 또는 20m 이상 도로와 접해 있어야 한다”며 “장래의 확장 가능성에 대비한 여유지가 있고 주변 지역은 상업지역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옛 성모병원 자리의 경우 현재 터미널에서 320m 떨어져 기존 도심의 활성화와 시장에서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버스 이용이 편리하고 주변 지역의 간선도로도 확보돼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하나로아파트 앞은 서해안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고 부안군의 관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장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주변지역의 소음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도 부각됐다. 한국농수산 옆 부지는 외곽도로와 접근성이 높고 도로가 발달해 개발여건이 높다는 장점이 제시됐다.

옛 부안도정공장 자리는 시장에서 접근성이 좋고 버스 이용이 편리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업지역이어서 개발이 쉬운 반면 현재 터미널과 너무 가까워 특별한 이전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얘기됐다.

서림LPG 우측 부지는 외곽도로와 접근성이 좋고 변산으로 가는 출발점이면서 문화공간과 터미널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며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매창공원 앞 부지는 주변지역이 개발되고 있고 아파트와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또 제일 낙후돼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서 부안여객터미널 대표인 김종국 씨는 “터미널 이전 부지는 이렇게 간단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버스 승객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조사 한 번 하지 않고 부지만 선택하려 한다”고 용역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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