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은 경찰의 쉰여덟 번 째 생일이다.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다. 일선에서 고생하시는 모든 경찰관들께 축하의 말씀을 올린다. 생일날을 앞두고 밥상 뒤엎는 소리가 될지 모르지만 ‘쓴 덕담’ 한마디를 드리고 싶다.
‘수사권 독립’ 은 경찰의 요원한 소망이다. 그러나 수사권 독립요구가 나올 때마다 항상 ‘경찰비리’가 터졌다. 그 때 기자는 경찰을 탓하기 보다는 다른 생각을 해봤다. 경찰의 비리를 꼬투리 잡아 ‘경찰 수사권 독립’이라는 칼자루를 내주지 않는 검찰이나 복지부동의 고위직 영감들께서는 얼마나 깨끗할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
그런데 이런 우호적인 생각조차 경찰은 금새 산통을 깨고 만다.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 농민들의 시위에 무차별 집안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들 때문이다.
부안항쟁은 어떤가. 수백 명의 부상자가 속출했고 주민들은 경미한 사안으로도 구속되고 수배됐다. 이는 경찰이 ‘상부의 지시’에 지나치게 복종하며 과잉 충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과잉 충성’은 ‘과잉 진압’으로 이어진다. 얼마 전 서울에서는 부안주민들이 방패로 찍히고 고희를 앞둔 노신부님조차 헬멧으로 구타당했다. 그것도 합법적인 집회 허가를 냈던 기자회견장에서 말이다. ‘독립’을 말하는 경찰이 스스로 권력과 상부에 ‘예속’되고 싶어 안달인 형국이다.
경찰은 또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사랑받고 싶으면 ‘쥐어 패야’ 하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랑법이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고 했다.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고서 어찌 오는 ‘정’을 기대하는가. 주민을 섬기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어느 누구라도 공평하게 대하면 된다.
경찰의 날 반듯한 제복을 입고서 기념식을 치를 것이다. 내년 경찰의 날에는 부안주민들을 생일잔치에 초대해 그들의 쉼 없는 박수를 받으며 행복에 겨워하는 제복의 얼굴들을 기대해 본다.

이영주 기자 leekey@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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