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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가을 추수가 순조롭게 되는가 싶더니 두 차례에 걸쳐 많은 비가 내렸다. 벼는 어찌어찌 마무리 했지만 볏짚도 묶어 내야하고 보리도 갈아야 되는데 아직도 논에는 물기가 흥건하다. 보리나 밀처럼 가을에 파종하는 작물은 심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바삐 서두르지 않으면 계획대로 일을 추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계약한 면적은 파종을 해야 하니 자연히 마음만 바빠진다. 삽질 괭이질로 물길을 내고 물이 하루라도 더 빨리 마르라고 부채질도 해본다. 그 와중에도 밀보리 파종을 마친 농가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직 논이 마를 때를 기다리고 있다. 밤에는 잠도 잘 오지 않는다. 언제 또 비가 올라는가? 논은 언제나 마를랑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돌아간다. 씨앗과 기계를 준비해 놓고 계산이 복잡하다. 걱정의 무게는 실제 일의 무게보다 훨씬 크다. 논에 가서 부채질을 한들 밤에 잠자리를 뒤척이든 물꼬 터주는 것 이외에는 하늘의 일이다. 논은 때가 되면 마를 것이고 비가 한 번 더 온다면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일 터인데 끌탕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지 않는가? 걱정도 습관이다. 아마도 보리를 잘 갈고 나면 타작을 어찌할 것인가를 두고 걱정을 시작할 것이다... 팔자다.    

유재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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